검찰이 ㈜푸르밀(옛 롯데우유) 신준호 회장(68) 일가가 사돈 소유인 부산지역 소주제조업체 대선주조㈜를 사고파는 과정에서 분식회계를 한 정황을 잡고 수사에 나섰다. 신 회장은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막내 동생이다. 푸르밀은 2007년 롯데그룹에서 계열 분리됐다.
부산지검 특수부(부장 차맹기)는 29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 신 회장 자택과 영등포구 문래동 푸르밀 본사, 부산 동래구 사직동 대선주조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였다. 신 회장 측이 대선주조 인수를 위해 사모(私募)펀드와 함께 세운 시원네트워크 사무실(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도 압수수색을 했다.
검찰에 따르면 신 회장은 대선주조를 사고파는 과정에서 분식회계를 해서 불법자금을 조달한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위반)를 받고 있다. 신 회장은 2004년 6월 본인과 아들, 며느리, 손자 등 5명의 이름으로 600억 원에 대선주조 주식 79만1738주(98.97%)를 사들여 회사를 인수했다. 하지만 2007년 11월 대선주조를 푸르밀과 한국금융지주 산하 사모펀드인 코너스톤 에퀴티파트너스가 공동 설립한 시원네트워크에 3600억 원에 팔아 3000억 원가량의 차익을 남겼다. 신 회장은 시원네트워크에도 개인적으로 1억 원(지분 30%)을 투자했다.
검찰은 신 회장 일가가 대선주조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분식회계로 기업 가치를 부풀려 막대한 차익을 챙겼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회사를 인수한 뒤 매출, 시장점유율, 유가증권 및 부동산 가치에는 큰 변화가 없었기 때문. 당시 부산에서는 이를 두고 ‘먹튀(먹고 튀기)’ 논란이 제기돼 지역 시민단체에서 롯데우유 불매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또 부산시의회에서 사회적 책임을 못하는 기업에 예우 및 지원을 중단하는 내용을 담은 조례를 제정하기도 했다.
검찰은 또 회사 인수자금을 마련하는 데 개인 비자금이나 푸르밀 회삿돈을 사용했을 가능성도 살펴보고 있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신 회장 등을 소환할 계획이다.
부산 소주시장의 8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대선주조는 소주 브랜드인 ‘시원’을 하루 100만 병가량 생산하고 있다. 부산=윤희각 기자 t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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