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는 이유 묻는 설문에 대부분 “한국 관련 일 희망”
영화 드라마에도 친숙, 빅뱅-소녀시대도 알아
최근 프랑스 독일 영국을 중심으로 유럽에서 한국 연구와 한국어 배우기 등 ‘한국 바람’이 크게 일고 있다. 대학에서 한국어를 배우거나 나아가 한국의 정치 경제와 역사를 공부하려는 학생이 급증하고 있는 것. 유럽에서 삼성 LG 현대 기아 등 한국 기업의 이미지가 높아지고 젊은이들이 한국 대중문화에 친숙해지면서 일어나는 새로운 현상이다.
프랑스 리옹3대학의 이진명 한국학 교수는 30일 “지난해에는 50명 한 반으로 한국어 강의를 꾸렸으나 올해는 70명으로 늘어나 35명씩 두 반으로 진행한다”고 말했다. 파리7대학의 한국학 강의도 맡고 있는 이 교수는 “지난해 54명이던 파리7대학 한국학과 등록생은 올해 70명으로 늘었다”며 “내가 강의하는 한국근현대사도 올해부터는 30∼40명이 들어가는 일반 강의실이 비좁아 대강당으로 옮겨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에 따르면 파리7대학의 경우 1990∼2009년 중국어과 학생 수는 약 2.5배, 일본어과는 2배 증가한 데 비해 한국어과는 4배가량 증가했다. 특히 최근 5년 새 중국어나 일본어과의 학생 수는 정체를 보이거나 줄어든 데 비해 한국어과는 크게 늘었다.
독일 베를린자유대의 이은정 한국학 교수는 “지난해 한국학과 지원자가 32명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지원자가 68명으로 2배가량 늘었다”며 “정원(28명)을 초과한 40명을 어쩔 수 없이 탈락시켰다”고 했다. 이 교수는 또 “한국정치입문, 한국경제입문, 한국역사입문 등의 과목은 50∼80명이 몰려 강의실을 가득 메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 셰필드대 동아시아연구소 제임스 그레이슨 석좌교수는 “셰필드대와 런던대 등에서 한국학 학위를 원하는 학생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지난해 셰필드대의 경우 270명이 한국학 과목을 수강했다”고 말했다.
한국을 공부하는 학생들의 동기는 매우 다양하지만 그중에서도 한국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는 실제적인 동기가 많았다. 이진명 교수가 파리7대학 한국어학 학생 60여 명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 약 80%가 한국 기업에서 일하거나 양국 간 문화 교류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고 응답했다. 학생들은 한국이 강한 산업 분야로 전자 자동차 조선 분야를 거론했고 삼성 LG 현대 기아 등 한국의 대표 기업 브랜드를 잘 알고 있었다.
학생들은 영화 가요 등 한국 대중문화에도 친숙했다. ‘올드 보이’나 김기덕 감독 등 국제적으로 유명한 영화나 영화감독도 잘 알고 있었지만 ‘엽기적인 그녀’ ‘미녀는 괴로워’ ‘달콤한 인생’ 등 세계 영화제와 별 관련이 없는 영화나 ‘풀하우스’ 등 TV 드라마가 더 친숙하다고 꼽는 학생도 많았다. 또 비, 빅뱅, 소녀시대, 이효리, 원더걸스 등 가수들에게 관심이 많은 학생도 적지 않았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