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탐험가가 ‘왕오천축국전(往五天竺國傳)’의 저자인 신라 고승 혜초(慧超·704∼787)의 발자취를 따라 중국 타클라마칸 사막을 혼자서 도보로 종단했다. 탐험가 남영호 씨(32·사진)는 “타클라마칸 사막의 남측 출발지인 중국 신장위구르 자치구 허톈을 10월 3일 출발해 21일 종착지인 사막 북부 도시 아라얼까지 450km를 걸어서 종단하는 데 성공했다”고 1일 밝혔다. 남 씨는 ‘동방견문록’을 쓴 마르코 폴로보다 수백 년 전에 서아시아와 아랍을 기행한 위대한 탐험가이자 학자인 혜초를 알리고 싶은 마음에 이번 탐험을 계획했다. 남 씨는 “왕오천축국전에 기록된 혜초의 여정에서 경로가 확실히 밝혀지지 않은 지역이 타클라마칸이라 도전 대상으로 삼았다”고 말했다.
남 씨는 “중국탐험협회 등에 문의한 결과 과거 상인 및 탐험가가 낙타나 자동차 등을 이용해 사막을 건넜거나 도보로 일부 구간을 건넌 적은 있지만 전 구간을 혼자 도보로 종단한 기록은 없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말했다. 남 씨의 도전기는 동행 취재한 EBS TV 제작팀이 영상으로 기록해 11월 6일부터 방송될 예정이다.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장비를 점검하던 중 현지 주민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중국 당국의 조사를 받고 GPS를 압수당하는 바람에 옛날처럼 나침반과 지도 등에 의존해 사막을 건너야 했다. 30도가 넘는 사막의 일교차도 그를 괴롭혔다. 낮에는 지열 때문에 숨이 턱턱 막히다가도 해가 떨어지면 0도 가까이 기온이 떨어져 텐트 속도 한겨울 날씨로 변했다. 이렇게 하루 평균 24km의 강행군을 계속한 끝에 남 씨는 마침내 목적지인 아라얼에 도착했다.
남 씨는 벌써 다음 도전을 준비 중이다. 그는 “내년 초에 혜초의 여행 경로를 따라 경북 경주를 출발해 중국 광저우, 베트남, 싱가포르, 인도, 파키스탄, 이란에 이르는 전 과정을 3, 4개월에 걸쳐 순례하는 탐험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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