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들 밖으로 벌써 몇 달째 ‘임대 문의’ 간판이 내걸려 있다. 골목마다 꽉 차던 외제차와 젊은이들도 인근에 새로 뜨는 가로수길이나 도산공원 근처로 이동한 지 오래다. 1980년대 맥도날드의 첫 한국 상륙과 함께 ‘오렌지족(族)’을 탄생시켰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로데오거리의 현재 모습이다.
최근 쇠락의 길을 걷고 있는 압구정 로데오거리가 부활을 꿈꾼다. 강남구는 로데오거리를 보행자 중심의 ‘패션과 젊음의 거리’로 조성하는 공사가 이달 말이면 모두 마무리된다고 3일 밝혔다. 왕복 2차로였던 기존 도로를 1차로 일방통행으로 고치는 대신 1m에 불과했던 인도는 크게 넓혀 보행자들이 쉽게 이동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또 보기 싫게 나와 있는 통신선로는 땅 밑으로 깔고 일관성 없이 어지럽게 걸려 있는 간판도 개선한다. 공사 기간에 지역 상인과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도로를 구간별로 부분 통제했다. 보행자를 위해 임시 보행로도 설치했다. 구는 또 거리 정비 사업이 마무리되면 이 일대 심각한 불법주차의 주범으로 지목돼 온 ‘발레파킹(대리주차 서비스)’을 뿌리 뽑기 위해 주차단속용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고 단속반을 상주시킬 계획이다. 구 측은 “준비 단계부터 주민과 상인, 건물주대표들과 함께 거리 디자인을 논의했다”며 “본래 내년 1월 말까지였던 공사 기간을 이달 말로 단축해 영업차질을 최소화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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