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기훈 유서대필 사건’ 18년 만에 진실게임 2R
국과수 “김기설씨 유서와 필적 일치”… 고법, 재심 수용
檢 “14년 지나 제출… 조작 의혹” 항고 이유서 또 제출
강씨 측 “김씨 필적 밝힐 새 증거… 조작할 이유 없어”
1991년 일어난 대표적 공안사건인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 재심(再審) 문제를 둘러싸고 강기훈 씨 측과 검찰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서울고법이 9월 강 씨의 재심 청구를 받아들이자 검찰은 대법원에 항고했다. 대법원이 최종적으로 재심 여부를 판단하는 데에는 새로 발견된 증거물인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노트’와 ‘낙서장’의 진실성 여부가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새 증거물 ‘조작 가능성’ 놓고 논란
서울고검은 최근 대법원에 40여 쪽으로 요약된 항고이유서를 다시 제출했다. 서울고법의 재심 결정 직후 즉시 항고하며 146쪽의 항고이유서를 냈지만, 재차 검찰의 의견을 강조한 것이다. 항고이유서의 요지는 “새로 발견된 전대협 노트와 낙서장을 고 김기설 씨가 썼다는 확증이 없고, 당시 정황을 살펴보면 강 씨의 대필 가능성이 여전히 높다”는 것이다.
이 노트와 낙서장은 김 씨의 중학교 동창인 한모 씨가 2005년 8월 경찰청 과거사위원회에 제출한 것. 한 씨는 “김 씨가 분신 1개월 전 노트와 낙서장을 내 집에 놓고 간 사실을 잊어버리고 있다가 1997년 발견했고, 진상 규명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해 계속 보관해 왔다”고 밝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는 이 노트와 낙서장의 필적이 당시 발견된 유서와 일치한다고 재감정했고, 서울고법은 이를 ‘재심 사유가 되는 새로운 증거’로 판단했다.
그러나 검찰은 한 씨가 사건 당시 법정에서 김 씨의 필적이 담긴 서류를 보관하고 있지 않다고 증언한 뒤 14년이 지나 증거물을 내놓은 것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당시 재판부가 김 씨의 업무일지,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전민련) 수첩, 메모지 등이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것에 미뤄 새 증거물의 조작 가능성도 의심해 봐야 한다”며 “국과수가 새 증거물과 유서의 필적 일치 여부는 감정했지만 다른 증거물과의 필적 일치 여부는 따져보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강 씨의 변호를 맡은 이석태 변호사는 “노트와 낙서장을 사후에 조작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며 “당시에는 필적을 대조할 증거물이 적었지만 이번에 김 씨의 필적이 새로 발견되면서 국과수의 감정 결과가 바뀌었고 법원도 이를 근거로 재심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 대법원 “재심 결정에 시간 걸려”
서울고법은 “한 씨가 노트와 낙서장의 존재를 알았다면 의도적으로 숨길 이유가 없고, 강 씨와 아무런 관계도 없어 거짓 진술을 할 동기가 없다”고 재심 결정 이유를 밝혔다. 또 “2007년 국과수의 감정 결과가 1991년 감정 결과보다 객관성과 신뢰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당시 유죄 판결에 영향을 줬던 정황 증거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검찰은 “당시 강 씨의 행적과 진술 등에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고 주장하지만 강 씨 측은 “정황 증거는 명백한 증거가 없을 때 부수적으로 검토하는 것이어서 새 증거물이 나온 이상 논의할 필요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재심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내리게 될 대법원은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대법원 관계자는 “논란이 되는 쟁점이 많아 재심 결정에 시간이 꽤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사건은 1991년 5월 당시 전민련 사회부장이던 김 씨가 노태우 정권 퇴진을 요구하며 서강대 옥상에서 유서 2장을 남기고 분신자살하자 검찰이 당시 전민련 총무부장 강 씨를 김 씨의 유서를 대필했다는 혐의(자살방조)로 기소한 사건이다. 당시 강 씨는 징역 3년에 자격정지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1994년 8월 만기 출소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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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04 14:38:19
내가 보기엔 대필하여 노트와 낙서장을 사후에 조작할 이유가 너무나 많아보이는데? 이유가 뭐냐고? 죽음을 학생운동에 이용하기 위한 선전선동 수단으로 쓰는거지.
2009-11-04 10:35:32
당시 학생운동을 했던 사람으로 한마디 하면... 사실 전부 자생적 빨//갱//이가 맞다. 뇌물현이나 강기갑 뭐 이런 애들은 사실 이름도 못올리고 있었고 따중이는 외국에서 막연한 운동권의 동경이었지 뭐 대단한 존경이나 이런거없었다. 오직 김주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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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04 14:38:19
내가 보기엔 대필하여 노트와 낙서장을 사후에 조작할 이유가 너무나 많아보이는데? 이유가 뭐냐고? 죽음을 학생운동에 이용하기 위한 선전선동 수단으로 쓰는거지.
2009-11-04 10:35:32
당시 학생운동을 했던 사람으로 한마디 하면... 사실 전부 자생적 빨//갱//이가 맞다. 뇌물현이나 강기갑 뭐 이런 애들은 사실 이름도 못올리고 있었고 따중이는 외국에서 막연한 운동권의 동경이었지 뭐 대단한 존경이나 이런거없었다. 오직 김주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