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0학년도 고교선택제 2차 모의배정 결과
강서-양천구 원거리 배정 많아 강남권 학교 지원 늘어날 듯
학교선택제를 도입해도 현재 서울지역 중3 학생 5명 중 1명은 원하지 않는 고교에 다니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강서교육청 관할인 강서구, 양천구 학생들은 먼 거리에 있는 학교에 배정받을 확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교육청은 3일 ‘2010학년도 일반계고 학교선택제 2차 모의 배정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모의 배정은 중3 학생 9만5643명을 대상으로 4월에 실시한 것이다. 학교별 지원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시교육청은 “제도를 도입하기로 할 때부터 2013년까지는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배정 결과에 따르면 1∼3단계 전형을 통해 원하는 학교에 배정받은 비율은 81.5%로 지난해 10월 1차 모의 배정 결과 발표 때(84.9%)보다 낮아졌다. 희망 학교 배정 비율이 낮아진 것은 특정 학교 쏠림 현상이 더 심해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1, 2단계에서 남학생 지원율 상위 10개교 경쟁률은 지난해 13.1 대 1에서 올해 16.7 대 1로 올랐다. 이번 모의 배정에는 자율형사립고로 바뀌는 13곳도 지원 대상에 포함됐다. 이에 따라 자율고를 제외할 경우 학교 간 선호도 격차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정원을 모두 채우지 못한 비선호 학교 수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지난해는 13곳, 올해는 14곳(공립 6곳, 사립 8곳)이었다. 한익섭 시교육청 중등정책과장은 “비선호 공립학교 중 5곳을 자율형공립고로 전환하는 것을 비롯해 학교 환경 개선 작업에 착수하겠다”며 “장기적으로 비선호 학교의 정원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학생을 강제 배정하는 3단계에서는 학교선택제 이전 방식보다 통학 거리가 길어지거나 학생이 모자라는 학군이 나오는 문제가 나타났다. 전체 학군 11곳 중 남자 6곳(54.5%), 여자 7곳(63.6%)에서 이런 문제가 생겼다. 특히 강서교육청 관할 지역에서는 690여 명이 원거리 배정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강남 지역에서는 다른 학군으로 배정받은 학생이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이에 따라 원거리 배정을 피하기 위해 강서교육청 관내 학생이 대거 강남권 학교에 지원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양천구 목동 A학원 관계자는 “학교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이 공개되면서 학부모 사이에서 ‘강남 학교로 보내자’는 의견이 높아지고 있다. 강남 지역은 정원보다 학생이 부족해 원하는 학교로 배정받을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보는 것”이라며 “지하철 9호선이 개통됐기 때문에 강남 학군을 노리는 학생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시교육청은 “다른 지역 거주자 중 강남 학교에 지원할 것으로 예상되는 비율은 11%로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한편 김호선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 서울지역 대표는 “정식 절차를 밟아 학교 이름 공개를 요청할 것”이라며 “학부모로서 당연히 알아야 할 권리가 있다. 학교 이름을 숨기는 것은 쓸데없는 궁금증만 키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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