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성화교육 장점… 학비-통학거리-교육과정 고려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1월 4일 03시 00분


전국 사립초등학교 이달 중 원서접수-추첨 선발

■ 무엇이 다른가
영어몰입교육 도입 많아
수준별 학습으로 차별화

■ 학비는 얼마나
분기당 최고 200만 원대
장거리 통학땐 아이에 부담

■ 중도이탈 많다는데…
결원 자주생겨 편입 기회
대기 우선순위 확보해야

《서울 사립초등학교 원서 접수가 2일부터 시작되면서 사립초교 선택의 계절이 돌아왔다. 전국 75개 사립초교 대부분이 이달 중 원서 접수와 추첨 선발 일정을 마친다. 사립초교를 ‘귀족학교’로 보는 인식은 여전히 남아있지만 최근에는 부모의 교육철학과 아이의 특성에 맞는 교육을 받기 위한 하나의 선택지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특히 수준 높은 외국어 교육과 예체능 교육을 학교에서 받을 수 있기 때문에 공립학교를 다니면서 사교육을 받는 것보다 낫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 다양한 색깔의 사립초교

지난해 사립초교 입학 지원자 2명 중 1명은 추첨에서 떨어졌다. 올해 경쟁률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지난해 사립초교 입학 지원자 2명 중 1명은 추첨에서 떨어졌다. 올해 경쟁률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보인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사립초교는 학교마다 특색 있는 교육과정을 운영한다. 외국어, 예체능, 인성 교육 등 학교마다 강조하는 부분이 다르다. 아이의 흥미와 적성에 따라 다양한 특별활동을 할 수 있다는 점도 사립의 장점이다. 선택의 첫걸음은 해당 학교의 교육과정을 살펴보는 것이다.

사립초교는 국제화 열풍에 공립보다 민첩하게 반응했다. 공립은 3학년부터 영어를 배우지만 사립은 1학년부터 영어를 배우고 사회 과학 등 다른 교과목도 영어로 배우는 ‘영어몰입교육’을 도입한 곳이 많다. 서울 영훈초교는 10년 전부터 영어몰입교육을 시작한 것으로 유명하다. 외국인 교사와 한국인 교사가 영어와 한국어로 동시에 수업을 하고 있어 졸업할 때면 능숙하게 영어를 구사할 수 있다. 최근에는 영어뿐만 아니라 중국어, 일본어 교육을 실시하는 학교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수준별 학습은 사립초교 교육과정의 또 하나의 공통점이다. 대부분이 영어 수학을 수준별 이동 수업으로 하고 있으며 일부 학교는 한 학급에 2명 이상의 교사가 들어와 소그룹별로 지도하기도 한다.

건학 이념에 따라 특색 있는 인성 교육 프로그램을 시행한다는 점도 사립초교만의 강점이다. 종교재단의 사립초교는 특히 인성 교육을 강조하고 예배활동이나 신앙 교육을 교육과정에 포함하기도 한다. 인성 교육 차원에서 다도, 한자 교육 등에 힘쓰는 학교도 눈길을 끈다. 서울 한신초교는 자체 한자교재를 만들어 모든 학생이 한자 교육을 받고 있다. 이 학교 국어교과서에는 학년별로 학생들이 이해할 수 있는 말이 한자로 적혀 있을 정도다.

예체능 교육도 공립과 차별화된다. 상명대사범대부속초교는 어려운 이웃을 찾아가 오케스트라 연주를 들려주는 ‘찾아가는 연주회’로 유명하다. 인성 교육과 음악 교육을 동시에 하는 효과가 있다. 중앙대사범대부속초교는 1인 1악기 교육, 합창단, 오케스트라 등 음악 교육에 힘쓰고 있다.

교육 수준이 높다 해도 사립초교의 비싼 학비는 부담스럽다. 그만큼 사립초교는 비싼 학비를 감수하고서라도 아이를 보낼 만큼 매력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이호근 계성초교 교감은 “사립학교 교사들은 공립과 달리 평생직장이기 때문에 학교에 대한 애착과 사명감이 남다르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사립초교를 선택할 때는 학비와 교육 과정뿐만 아니라 통학 거리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한다. 대부분 학교가 스쿨버스를 운행하지만 장거리 통학은 아이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공립초교에도 관심을 가져볼 필요가 있다. 최근에는 방과 후 학교를 통해 수준 높은 외국어 교육과 심화 수업을 진행하는 공립초교도 늘고 있다. 강남 대치초교는 1학년부터 재량활동으로 영어를 가르친다. 국어 수학 등 다른 교과목도 교사 1인당 학생 5명의 소그룹 수준별 학습을 한다.

○ 중도 이탈률 높아… 전학도 가능


지난해 사립초교 평균 경쟁률은 2.2 대 1이었지만 학교마다 경쟁률은 천차만별이다. 지난해 영훈초교는 가장 높은 7.9 대 1의 경쟁률을 보였고 서울 강남 유일의 사립초교인 계성초교는 5.4 대 1이었다. 반면 일부 학교는 지원자 수가 모집정원 이하이거나 1 대 1에 그치기도 했다.

추첨에 떨어졌다면 이후에 전학을 가는 방법도 고려할 만하다. 사립초교는 결원이 생겼을 때 학교 내규에 따라 편입생을 선발한다. 형제나 자매가 재학 중이라면 편입 우선권을 주는 학교도 있다. 사립초교는 중도 이탈률이 높은 편이기 때문에 편입할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

사립초교의 중도 이탈률은 학년별 재학생 수를 보면 알 수 있다. 2008 서울교육통계에 따르면 40개 사립초교의 1학년 학생은 총 4574명이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생 수가 줄어 6학년은 3847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학급당 학생 수도 31.5명에서 29.8명으로 줄어든다.

모든 학교에서 학생 수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 학생 충원율에서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나타난다. 대학 부속이나 종교재단이 운영하는 곳 등 재단의 재정 규모가 큰 학교들은 이탈하는 학생만큼 전입해 오는 학생이 있기 때문에 꾸준히 정원을 유지하고 있다. 몇몇 유명 사립초교는 입학 추첨에서 떨어진 학부모를 대상으로 전학 대기번호 추첨을 따로 할 정도다. 결원이 생기면 대기번호 우선순위로 들어오게 된다.

반면 일부 학교는 빠져나가는 학생에 비해 들어오는 학생이 적어 학년이 올라갈수록 학생 수가 감소하고 있다. 한 사립초교 교감은 “한 해 평균 30명씩 해외로 나가고 있어 학교 운영에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학생을 모집하기 위해 더 좋은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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