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 日대사관 방화 계획 30대, 동생 신고로 그만…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1월 6일 03시 00분


서울 종로구 중학동 주한 일본대사관 인근 공사장에 숨을 죽이고 몸을 숨기고 있던 장모 씨(38)가 경찰에 잡힌 것은 4일 오후 8시쯤이었다. 장 씨의 가방에는 흉기와 라이터, 라이터연료통, 그리고 손으로 직접 쓴 기자회견문이 들어 있었다.

장 씨는 경찰 조사에서 일본대사관에 침입해 인화물질로 불을 지르고 대사관 직원을 인질로 붙잡은 뒤 기자회견을 벌이려고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의 역사교과서 왜곡과 독도 영유권 주장에 대한 불만을 표현하려 했던 것. 장 씨의 기자회견문에는 “(일본 정부가) 올바른 역사교육을 하고 공식 사과하라”고 적혀 있었다.

장 씨의 범행은 친동생(35)의 신고로 미수에 그쳤다. 장 씨가 친구에게 알린 ‘거사 계획’을 전해들은 동생이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은 장 씨의 휴대전화 위치추적과 대사관 주변 수색작업을 벌여 장 씨를 검거했다. 장 씨는 이날 아침 일찍 대사관 주변에 도착해 주변을 살피며 침입경로를 물색했다고 했다. 장 씨는 “준비한 것을 실행하기도 전에 경찰에 검거돼 안타깝고 억울하다”며 “일본의 태도가 바뀌기 전에는 (계획 실행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장 씨에 대해 현존건조물 방화예비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로 했다.

우정열 기자 passi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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