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은 수능을 바라보고 1년을 달려왔기에 시험이 끝나면 긴장이 풀리기 쉽다. 시험 결과가 기대와 노력에 미치지 못했다는 실망감에 의욕을 잃기도 하고, 심리적 해방감을 만끽하기 위해 일단 푹 쉬고 싶을 수도 있다.
하지만 수능은 끝이 아니다. 수능까지가 입시의 준비 과정이었다면 본격적인 입시는 수능 이후에 시작된다. 이 시기를 얼마나 능동적이고 냉철하게 보내느냐에 따라 입시의 성패가 달라진다. 따라서 긴장을 늦추지 말고 입시 정보를 꾸준히 확인하며 최선의 결과를 이끌어낼 방안을 찾는다.
○ 수능 가채점 결과로 지원전략 점검
수능 결과에 따라 지원 전략은 다를 수밖에 없다. 수능 성적이 나오기 전에 자신의 예상 점수와 함께 신뢰성 있는 가채점 결과를 확인한다. 가채점 점수의 성적 분포도를 면밀히 분석해 자신의 위치를 정확히 판단한다.
수능이 끝나면 입시업체들은 가채점 결과를 바탕으로 수능 성적 예상치를 발표한다. 꼭 들어맞는 건 아니지만 여러 입시업체의 발표 내용을 종합하면 자신의 성적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된다. 이런 자료를 참고해 정시모집에서 어느 범위까지 지원할지를 미리 생각한다.
수능 이후에 논술고사나 심층면접을 실시하는 수시전형에 지원한 학생이라면? 가채점 결과로 응시 여부를 최종 판단한다. 만약 정시모집에서도 합격을 확신한다면 정시전형을 충분히 활용한다. 그렇지 않다면 수시모집에서 좋은 결과를 얻도록 대학별고사를 꼼꼼히 준비한다.
수능 이후에 원서를 접수하는 수시 2차 모집에 지원할지도 판단한다. 2010학년도에는 건국대, 서강대, 서울시립대, 숙명여대, 아주대, 이화여대, 인하대, 한국외국어대, 홍익대 등이 수능 이후 수시전형을 치른다.
이들 대학의 전형을 살펴보자. 서강대는 수시 2차 일반전형에서 학생부 30%, 논술 70%로 학생을 뽑는다. 또 인하대의 논술우수자전형 우선 선발이나 한국외국어대의 일반전형Ⅱ는 논술 100%로 최종 합격자를 가린다. 수능 이후에 실시되는 전형들은 학생부나 논술, 전공적성검사 등 특정 전형 요소가 크게 좌우한다.
숙명여대, 아주대, 이화여대 등에서는 논술과 구술, 면접시험이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다. 가톨릭대의 일반학생II 전형은 적성검사 100%로 학생을 선발한다. 즉 수능 결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을 경우 일종의 ‘패자부활전’처럼 활용하는 셈이다. 따라서 수능 점수가 다소 실망스럽더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다른 전형에 적극적으로 도전한다.
이런 전형은 대부분 지원 자격에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두고 있다. 서강대 일반전형의 경우 인문계는 4개 영역 중 3개영역 2등급 이내, 자연계는 4개 영역 중 2개 영역 2등급 이내(수리 ‘가’·과학탐구 중 1개 영역 반드시 포함)로 정하고 있다.
이화여대 학업능력우수자전형은 모집 단위별 수능 반영 영역 가운데 2개 이상 2등급 이내(사회탐구는 3개 이상의 과목 등급이 2등급, 과학탐구는 2개 이상의 과목 등급이 2등급)다. 한국외국어대의 일반전형II에서는 서울캠퍼스의 경우 2개 영역 이상 2등급 이내를 적용한다. 따라서 가채점 결과에 따른 향방을 미리 예측하고 다음 단계의 전형을 준비해야 한다.
주의할 점은 가채점 결과를 소극적으로 파악해 지레 지원을 포기해서는 안 된다. 수능 등급 구분 점수의 가채점 결과는 입시기관마다 1∼2점씩 차이가 있다. 따라서 최대한 낙관적으로 자신의 성적을 예측해 조금이라도 가능성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지원을 검토한다.
○ 내신 성적 끝까지 관리
수능 이후에 실시되는 기말고사 관리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2010학년도 학생부 작성 기준일은 12월 4일. 2학기 기말고사 성적뿐 아니라 봉사활동 등의 실적도 이때까지는 모두 학생부에 기록된다. 학생부는 정시전형에서 중요한 자료로 쓰인다. 특히 상당수 대학이 3학년 때 성적에 큰 비중을 둔다.
정시모집은 수시모집보다 학생부의 영향력이 작은 편이다. 그렇다고 해서 교과 성적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혹시라도 내년에 수시모집에 다시 지원할 경우, 전 학년 성적이 반영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