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마약인줄 알고 덮쳤는데 ‘한방 정력제’ 와르르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1월 9일 03시 00분


미확인 약품 밀반입 혐의
50대 美시민권자 구속

6일 오전 6시경 50대 미국 시민권자인 김모 씨가 인천국제공항 입국심사대를 통과해 버스 정류장에서 한 남자를 만나는 순간 사복 경찰들이 이들을 덮쳤다. 서울 영등포경찰서의 한 지구대 소속 경찰관들이 김 씨가 마약을 밀반입한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잠복했던 것. 김 씨의 가방에서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캡슐이 2만 정이나 발견됐고, 김 씨를 만나다 함께 붙잡힌 남자는 인천공항경찰대 소속 A 경위였다.

공항 근무 경찰관까지 연루된 대규모 마약 밀수 사건인 듯해 경찰은 잠시 흥분했지만 조사 결과는 첩보 내용과는 딴판이었다. 김 씨가 지닌 캡슐의 시약 검사에서 마약 성분이 전혀 검출되지 않은 것. 김 씨는 “마약이 아니라 한방 발기부전 치료제”라고 주장했다.

A 경위도 무관한 것으로 밝혀져 풀려났다. 공항경찰대 관계자는 “A 경위가 예전부터 알던 김 씨로부터 입국한다는 연락을 받고 잠깐 만나 악수를 하고 있었는데 경찰이 덮쳐 벌어진 해프닝”이라고 말했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는 지인과 함께 5000만 원을 들여 미국에서 산 이 약품을 국내에서 팔려고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성분이 확인되지 않은 약품을 의사 처방전이나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허가 없이 밀반입한 혐의(약사법 위반)로 8일 김 씨를 구속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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