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AI, 올해는 한반도에 발붙이지 않기를…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1월 10일 03시 00분


전남북 양계-축산농가 북방 철새이동에 긴장 감돌아
방역장비 공동구입해 운반차량-사육농가 정기소독


‘올해는 제발….’ 지난해 조류인플루엔자(AI)로 큰 피해를 본 전남북지역 양계농가와 육가공업체, 자치단체들이 겨울철을 앞두고 노심초사하고 있다. 매년 겨울에 발생하는 AI가 현재 창궐하고 있는 신종 인플루엔자와 만나 변종 바이러스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다.

올 들어서는 국내에서 아직까지 고병원성 AI가 발생하지 않았으나 중국(4월), 몽골(8월), 베트남 러시아(11월)에서 발생한 데다 북방 철새들이 이동해 옴에 따라 위기의식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11일부터 5일 동안 철새축제를 여는 전북 군산시는 9월부터 매주 수요일 철새조망대와 철새도래지 일대를 소독하고 닭, 오리 사육농가마다 담당자를 지정해 주 2회 예찰을 하고 있다. 닭 오리 가공업체인 전남 나주시 금천면 ㈜화인코리아는 1, 2공장에 분무식 소독장비를 설치하고 출입자 방역에 나서는 한편 주요 시설 방역횟수도 두 배로 늘렸다. 다른 업체는 고열과 기침 증세가 있는 직원은 출근하지 말도록 사고(社告)까지 냈다. 화인코리아 관계자는 “사육팀이 위탁농가를 일일이 방문해 AI는 물론이고 신종 플루에 대한 교육과 함께 철저한 위생 관리를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 전남지역 45개 양계농가로 구성된 녹색계란㈜은 겨울철 방역장비를 일찌감치 구입하고 회원들이 수시로 모임을 통해 정보를 교환하는 등 바짝 긴장하고 있다. 순천시 별량면에서 닭 5만 마리를 키우는 윤병준 씨(53)는 “순천만 주변에서는 아직까지 AI가 발생한 적이 없지만 신종 플루가 대유행이어서 걱정이 된다”며 “올해도 AI 안전지대가 될 수 있도록 방역을 철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치단체들도 닭, 오리뿐 아니라 메추리, 칠면조까지 방역대상으로 확대하고 방역대책상황실을 운영하는 등 AI 차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특히 겨울철새 도래지인 순천만과 영암호, 고천암호 인근 자치단체들은 도로와 조류 사육농가, 관광객이 이동하는 동선을 중심으로 집중 방역을 한다.

전북도는 지난달 말부터 시군마다 방역상황실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재래시장에 닭과 오리를 운송하는 차량(304대)에는 매주 1차례씩 소독을 실시한다.

해남군은 고천암호 입구에 탐방객용 소독발판을 비치하고 사육농가에 그물을 설치해 겨울 철새들이 옮길지 모르는 AI 원인균을 막도록 했다. 나주시와 장성군, 무안군 등은 내년 봄까지를 ‘AI 특별 방역기간’으로 정하고 자체 공동방제단을 구성해 주 1회 이상 방역을 하고 있다. 전남도 관계자는 “신종 플루에다 AI까지 발생하면 피해와 혼란이 더 커질 수 있어 사육농가에 소독약품을 무상 배분하는 등 자체 방역활동을 강화할 것을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북에서는 지난해 4월 김제 익산 정읍 순창 등에서 17건의 AI가 발생해서 닭과 오리 550만 마리를 도살해 414억 원의 직접 피해를 봤다. 전남에서는 같은 달 영암에서 1건이 발생했으며 120만 마리를 도살해 68억 원의 피해를 입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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