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도그 하나로 연매출 3억 원 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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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10일 18시 33분


 
야무진 손놀림으로 서울 서교동 홍대 앞을 지나는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두 청년이 있다. 2008년 1월 국내에서 유일한 호주식 정통 핫도그와 미트파이(meat pie) 전문점 ‘밥스바비’를 창업한 신지웅(35), 김일수(32)씨가 그 주인공. 이들은 창업 1년 만에 연매출 3억 원을 달성하며 주변에서 “성공한 청년 사업가”로 불린다. 프랜차이즈로 사업 확장을 계획하고 있는 이들의 창업 성공 스토리를 들어봤다.

2004년 모 핸드폰 개발회사의 해외영업팀으로 입사한 신지웅 씨는 3년 만에 소위 ‘잘나가던’ 회사에서 사표를 내고 퇴직했다. 회사를 나오기 전 신 씨는 같은 회사에 다니던 후배 김일수 씨에게 요식업 창업을 제안했다. 몇 달 뒤 김 씨도 퇴직했다. 회사를 나와 창업 아이템 발굴에 한창이던 이들은 대학 시절 각각 호주와 뉴질랜드에서 맛 봤던 핫도그와 미트파이(meat pie)를 떠올렸다. 이들은 “국내에 여러 외국 음식점이 많이 들어서 있지만 호주식 정통 핫도그와 미트파이 전문점은 없더라고요. 분명히 경쟁력이 있을 것 같았어요”라면서 2008년 1월 ‘젊음의 거리’ 서울 서교동 홍대 앞에 국내에서 유일한 호주식 정통 핫도그와 미트파이 전문점 ‘밥스바비 (Bab's Barbie)’를 열었다. “핫도그, 파이를 떠올리면 왠지 이태원이 생각이 나더라고요. 하지만 외국인이 많은 이태원보다 한국인들에게 이 음식을 알리고 싶었어요”라며 “홍대 앞은 젊은 사람들이 많이 찾고 특히 주머니 가벼운 학생들에게 제격일 것 같았어요”라고 말했다. 오픈 첫 날. 이들의 예상은 완전히 빗나가며 충격적인 매상을 기록했다. “13만원 벌었더라고요. 한겨울에 13시간을 넘게 서서 일한 대가가 이정도 라니.... 정말 상상도 못했죠.”

처음 기대와 달리 매출은 계속 부진했다. 이들은 “그래. 주방일 부터 새롭게 배우자”라며 ‘위장취업’을 결심했다. 신 씨가 먼저 유명 패밀리레스토랑에 취업해 ‘주방잠입’에 성공했다. 신씨는 “가게를 비울 순 없으니 제가 먼저 들어갔어요. 저희가 주방을 너무 몰랐어요. 식재료에도 다 순서가 있더라고요”라며 퇴근 후에도 메뉴 개발과 소스 연구에 매달렸다. 가게를 맡고 있던 김 씨는 가족을 떠나 홍대 앞 고시촌으로 주거지를 옮겼다. “새벽 1~2시나 돼야 영업을 마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시간을 아껴서 좀 더 좋은 맛을 내고 싶었어요”라며 “영업을 마치고 혼자 있는 고시촌에서 요리책을 하루에 서너 권 씩 읽었어요”라고 말했다.

시행착오를 겪으며 매출은 점점 늘어났다. 경험이 쌓이다 보니 손놀림도 빨라졌다. 이전에 핫도그 1개를 만드는데 5분 걸리던 게 1분으로 줄어들며 하루 400개 까지 만든다. 길게 줄 서 있던 손님은 순식간에 사라진다. 하루 매출 150만원으로 10배 이상 늘었다. 이들은 “테이크아웃의 경쟁력은 손님을 오래 기다리게 해선 절대 살아남지 못해요. 맛이 첫 번째라면 얼마나 빨리 만들 수 있느냐가 그 다음이죠.”

이들에게 ‘연구와 노력’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얼마 전 핫도그 용기를 개발해 특허권을 획득했다. 이들은 “핫도그를 먹기 위해서는 그 부피가 부담이 되잖아요. 핫도그 안에 들어 있는 토핑이 새어 나오고 손에 묻기 때문에 많은 양의 휴지가 필요해요. 또 옷에는 먹은 흔적이 늘 남고요”라며 핫도그 용기 발명에 대한 배경을 설명했다. 이 핫도그 용기는 아이디어 상품을 경매하는 모 방송 프로그램에서 1억 800만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이들은 얼마 전 홈페이지를 개설하며 프랜차이즈로 사업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서울 여의도에 ‘밥스바비(Bab's Barbie)’ 2호점이 이미 들어섰다. 올해 안에 전국에서 5개의 점포가 오픈 될 예정이다. 사업이 확대 되면서 신 씨는 대표로, 김 씨는 점주들의 핫도그 전수 교육을 담당하는 총 지배인으로 역할을 나눴다. ‘같은 길’을 가고 있는 둘의 꿈은 달랐다. 신 씨는 “요식업의 ‘대부’로 명성을 날리고 싶다”고 한다. 또 다양한 메뉴 개발을 시도해 패밀리 레스토랑처럼 규모가 크고 가족, 연인 등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 계획을 갖고 있다. 김 씨는 “‘밥스바비(Bab's Barbie)’가 ‘문화 공간’으로서 자리 잡길 바란다”며 “핫도그나 파이가 손님들에게 콘텐츠의 가치로서 인정받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들은 창업을 준비 중인 사람들에게 말한다. “치밀한 계산이 필요해요. 아무리 목이 좋아도 소비자들은 냉정합니다. ‘감’만 믿고 덤비다간 ‘큰 코’ 다칩니다. 천천히, 꼼꼼하게 준비하세요.”

신세기 동아닷컴 기자 shk9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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