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하위권 학생 가산점 등 챙겨야 올해는 대학수학능력시험 응시자가 지난해보다 15%(8만8990명) 늘었다. 반면 정시모집 인원은 4%(6429명)가 줄었다. 정시모집 경쟁률이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여러 대학에서 모집군을 바꾼 것도 경쟁률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경쟁률이 오르면 합격선도 자연스럽게 오르게 된다. 입시 전문가들은 “상위권보다는 중하위권에서 이런 영향이 더 클 것”으로 내다봤다. ○하향 지원 추세로 합격선 오를 듯
내년에는 올해보다 수험생이 늘어나고 후년부터는 바뀐 교육 과정으로 시험을 본다. 이에 따라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재수하면 불리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입시 업체에서는 이 때문에 올해 정시 모집은 하향 지원 추세가 뚜렷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희동 진학사 입시분석실장은 “하향 지원 추세에 밀려 역으로 일부 대학 상위학과는 지원 인원이 감소하거나 합격점이 낮아질 수 있다”며 “세 차례 지원 기회 중 한 번은 소신 지원을 해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대학별로 모집군은 올해 입시에도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나’군에 건국대 경희대 동국대 서강대 서울시립대 성균관대 중앙대 한양대 같은 학교들이 집중돼 있어 경쟁률을 보고 지원하는 ‘눈치작전’도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군 모집을 폐지한 대학이 늘어난 것도 상위권 수험생들에게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됐다. 오종운 청솔학원 평가연구소장은 “인문계 상위권 수험생들은 ‘다’군에 교차 지원할 수 있는 한·의예과로 더욱 몰릴 것”이라고 말했다. ○중하위권 전략이 더 중요
중하위권 학생들은 특히 수리영역에서 ‘가’, ‘나’형을 모두 반영하는 대학에 지원할 때 경쟁률을 유심히 살펴야 한다. 이런 대학은 수리 ‘가’형을 선택한 수험생에게 가산점을 주는 경우가 많다. 유성룡 이투스 입시정보실장은 “표준점수를 반영하는 대학에서 가산점이 5% 미만이라면 ‘나’형을 선택해도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며 “하지만 수리 ‘가’형 표준점수가 올라가거나 가산점이 7% 이상일 때는 가산점으로 점수 순위가 뒤바뀔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학과별로 신입생을 뽑는 학교가 늘어난 것도 중하위권 학생에게 끼치는 영향이 더 크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평가이사는 “상위권 대학과 달리 중하위권 대학은 인기학과와 비인기학과의 경쟁률 차이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원점수가 같아도 학과별 과목별 가중치에 따라 성패가 갈릴 수 있는 만큼 신중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손주은 메가스터디 대표는 “수시 2차에서는 정시모집으로 가기 어려운 대학 1, 2개를 골라 상향 지원하고, 정시에서는 수시 미등록으로 추가 선발 인원이 늘어날 만한 곳을 노리는 것도 전략”이라고 조언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