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체육계의 원로였던 고 민관식 전 대한체육회장(사진)이 생전에 수집한 스포츠, 정치, 행정 분야 유품이 경기 수원시에 기증됐다. 수원시는 12일 민관식 선생이 소장하고 있던 1만3000여 점의 자료를 유가족에게서 기증받은 뒤 수원박물관으로 옮겨 분류 및 목록 작성 작업을 거쳐 내년에 특별전시회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소장품은 1964년 도쿄 올림픽부터 2004년 아테네 올림픽까지 각종 국제 스포츠 대회에서 고인이 직접 수집한 기념품과 사진을 비롯해 촌지 등 역대 대통령들의 선물, 근대 정치 자료, 일상 소품 등 한국 근대사를 실물로 확인할 수 있는 것들이다. 소장품 중에는 고인이 된 ‘아시아의 물개’ 조오련 씨가 1974년 테헤란 아시아경기에서 딴 금메달과 1988년 서울 올림픽 성화봉, 1991년 일본 지바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남북 단일팀의 친필 사인이 담긴 라켓이 있다. 또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사격 금메달리스트 이은철 선수의 메달과 경기 출전 당시 사용했던 소구경권총 등 수천 점의 소중한 자료들이 공개를 앞두고 있다. 닐 암스트롱의 친필 사인이 있는 달 착륙 발자국 사진과 무너진 베를린 장벽의 벽돌조각 등 희귀한 자료와 도자기, 그림도 전시될 예정이다.
고인은 수원농림전문학교(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 전신) 재학 당시 수원에서 자취생활을 했으며 정치활동 중에도 역대 경기도지사들과 수원 관사 테니스장에서 운동을 하며 친목을 다지는 등 수원과 인연이 깊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1918년 개성에서 출생한 고인은 3∼5대 민의원, 6, 10대 국회의원을 역임했으며 1971∼74년 문교부 장관을 지냈다. 특히 1964∼71년 대한체육회장, 1968∼70년 대한올림픽위원장을 지내면서 태릉선수촌을 건립하는 등 한국 스포츠 근대화의 토대를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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