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경쟁력 ‘쑥쑥’

  • 동아닷컴
  • 입력 2009년 11월 13일 03시 00분


경일대 동아리 ‘마이크로 로봇연구회’ 잇단 수상
“기업 관점서 신기술 개발 노력… 창업 밑거름 돼”


경일대 ‘마이크로 로봇연구회’ 동아리 회원들이 임성운 지도교수(오른쪽)와 함께 로봇제어기술에 관한 공부를 하고 있다. 이권효 기자
경일대 ‘마이크로 로봇연구회’ 동아리 회원들이 임성운 지도교수(오른쪽)와 함께 로봇제어기술에 관한 공부를 하고 있다. 이권효 기자
“집을 비운 사이 도시가스가 새거나 화재로 연기가 나면 위험하잖아요. 외출 중인 가족이 이를 밖에서도 알 수 있다면 미리 조치를 취할 수 있죠.”

경일대 공대 제어전기공학부의 동아리 ‘마이크로 로봇연구회’는 올해 4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아이디어를 내 대구경북중소기업청으로부터 개발지원금 450만 원을 받았다. 가스나 연기가 발생하면 센서(감지기)가 이를 자동으로 확인해 가족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내주는 원리다. 이 ‘화재경보문자알림시스템’의 기술을 최근 대구의 정보기술(IT) 관련 중소기업에 이전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이 대학 공대 7호관 322호인 동아리방에는 회원(총 15명)이 늘 모여 로봇을 비롯해 자동제어(기계나 설비 등이 목적에 맞게 작동하도록 조절하는 것) 기술을 공부하느라 머리를 맞대고 있다. 이 동아리는 1993년 결성돼 16년째 이어지고 있는데 동아리 출신 선배 100여 명은 대부분 전공을 살려 취업이나 창업을 했다. 방학 때도 상당수 학생이 이곳에서 연구에 몰두한다.

‘어린이나 거동이 불편한 노인이 길을 잃지 않도록 할 수는 없을까?’ 동아리 회원들은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활용해 이 문제에 대처했다. “수년 전 발생한 실종사건을 단서로 아이디어 회의를 수차례 열었습니다. 길을 잃을 수 있는 어린이 등이 부모나 보호자로부터 1km 안에 있을 경우 휴대용 단말기로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장치부터 우선 개발하기로 했습니다.” 이 장치 개발을 주도한 3학년 오태진 씨(24)의 말이다. ‘다수인원관리시스템’이라는 이 장치는 지난해 대구경북중소기업청이 주최한 창업동아리경연대회에서 최고상인 대상을 받았다. 이외에 ‘도서관 전용 지능형 커피자판기’나 ‘차량용 블랙박스’ 같은 작품을 발명대회 등에 출품해 많은 상을 받았다. 동아리방의 한쪽 벽면에는 각종 대회에서 받은 상장이 20여 개나 걸려 있다.

회원들은 취업이든 창업이든 먼저 자신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강하다. 회장인 3학년 장태규 씨(25)는 “창업은 취업보다 더 어렵고 두렵기도 하지만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보겠다는 의지가 ‘청년정신’이라고 생각한다”며 “우선 취업을 하더라도 창업자라는 자세로 일을 해야 남다른 성과를 내지 않겠느냐”고 밝혔다. 14년째 이 동아리를 지도하는 임성운 교수(45·제어전기공학부)는 “대학생이라기보다 기업의 직원, 상품을 구입하는 소비자 처지에서 새로운 기술을 생각하도록 권유한다”며 “이런 태도가 익숙해지면 졸업 후 자신의 경쟁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임 교수는 “경일대 졸업생 5만 명 가운데 중소기업 경영자가 3500여 명이나 되는 것도 이런 분위기 덕분”이라고 덧붙였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