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미플루 복용 10대, 잠자다 6층서 뛰어내려 부상…복지부 “부작용 가능성 매우 작다”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1월 16일 03시 00분


日 2000~2009년 ‘복용후 투신’
모두 29건중 10대가 23명
후생성 ‘원칙적 투약금지’ 권고
우리도 ‘관찰-주의’ 권고하기로

10대 청소년이 신종 인플루엔자A(H1N1) 치료제인 타미플루를 복용한 후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타미플루 부작용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 보건복지가족부 인플루엔자대책본부에 따르면 경기 부천시에 거주하는 이모 군(14)은 지난달 29일 고열 증세로 인근 병원을 찾았다. 다음 날 오전 처방받은 타미플루와 항생제, 항히스타민제, 소염진통제를 함께 복용한 뒤 잠이 들었다. 오후 1시경 악몽을 꾼 이 군은 아파트 6층 창문 방충망을 떼어내고 뛰어내렸다. 이 군은 골반과 팔이 골절돼 부천 순천향대병원으로 이송됐다. 이 군은 평소 질환이 없는 건강한 10대였다. 정밀검사 결과 뇌와 척추에는 이상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아직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이 군을 치료한 의료진은 “이 군이 사고 당시를 정확히 기억하지 못한다”고 전했다. 이 군은 타미플루 부작용 의심사례로 신고됐다.

대책본부는 “이 군에 대한 역학조사 및 전문가 자문 결과 단 한 차례 타미플루 투약으로 이상행동이 발생했을 가능성은 매우 작다”고 밝혔다. 권준욱 전염병관리과장은 “이번 사고를 약물 부작용으로 보려면 하루나 이틀 이상 해당 약을 복용했어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이 있었다”며 “고열로 인한 환각 가능성도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본에서는 2007년 타미플루를 복용한 후 10대 청소년이 잇달아 투신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일본은 2001년부터 2007년까지 전 세계 판매량의 약 70%인 3500만 명분이 팔릴 정도로 타미플루 최대 소비국이었다. 하지만 2007년 2월 타미플루 복용 후 투신자살하거나 달리는 트럭에 뛰어들어 사망한 학생의 사례가 보고되면서 후생노동성은 ‘미성년자는 원칙적으로 타미플루 투약을 금지한다’고 권고했다. 꼭 복용해야 할 경우에는 이틀간 보호자가 곁을 지킬 것을 당부했다.

올해 신종 플루가 유행하면서 일본 후생노동성은 6월 투약금지 규정을 유지할 것인지에 대해 검토했다. 2000년 12월∼2009년 3월 타미플루를 복용한 뒤 환청, 환각을 경험하거나 ‘이상행동’을 한 것으로 신고된 353명을 조사한 결과 건물 등에서 투신한 사례는 총 29건으로 이 중 10대가 23명이었으며 이 중 4명은 사망했다. 후생노동성은 ‘(타미플루와 이상행동의) 연관성을 증명하기는 어려우나 부인할 수 없다’는 이유로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 규정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일본에서는 타미플루에 대한 불신이 커졌다. 일본 후생성의 ‘항바이러스 치료제 공급계획’에 따르면 올 9월부터 내년 3월까지 타미플루는 1200만 명분, 리렌자는 1270만 명분을 공급할 계획이다. 절대적인 양만 보면 타미플루와 리렌자가 비슷하지만 공급 증가율을 보면 차이가 확연하다. 정부 비축량을 비교해보면 타미플루는 지난해보다 2.6배 늘어났지만 리렌자는 6.7배로 껑충 뛰어올랐다.

한국 보건당국도 타미플루를 복용한 10대 소아·청소년에 대해서는 ‘복용 후 이틀간 보호자의 관찰 및 주의’를 권고하기로 했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수돗물에 오존 섞은 산성수
신종플루 100% 살균 가능”
국내 연구진 “인체 무해”


오존을 넣은 산성의 물로 신종 인플루엔자A(H1N1) 바이러스를 100% 살균할 수 있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항바이러스 치료제나 백신과 같은 효과는 아니지만 수돗물에 이 성분을 섞어 방류할 경우 시민들이 손을 씻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방역 효과를 줄 수 있다는 것.

엄환섭 아주대 분자과학기술과 교수와 성백린 연세대 생명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병아리로 부화하기 전 단계의 달걀에 신종 플루 바이러스를 주입했다. 병아리 체액 속에 바이러스는 급속히 늘어났다. 연구팀은 채취한 체액 샘플을 산성 오존수와 섞었다. 실험 결과 43만 개의 바이러스가 5분 이내에 죽는 것으로 나타났다. 엄 교수는 “살균 효과는 가정에서 쓰는 락스와 유사하지만 인체에 해를 주거나 환경을 파괴하는 부작용이 없다는 것이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산성 오존수는 산성도가 pH 4로 pH 4.5인 맥주와 pH 3.7인 사이다의 중간 정도다. 피부에 닿은 뒤 3∼4분 지나면 분해돼 중성이 된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3~6세 백신접종, 18일부터 예약하세요
임신부는 25일부터… 지정병원 전화-온라인 가능


만 3세 이상이면서 아직 학교에 다니지 않는 미취학 아동의 신종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예약이 18일부터 시작된다.

보건복지가족부 인플루엔자대책본부는 15일 “백신접종 위탁의료기관에 전화하거나 예방접종 도우미 사이트(nip.cdc.go.kr)에서 18일부터 예약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들에 대한 예방접종은 12월 7일부터 가능하다. 대책본부는 “백신 운송 문제로 신청일 2주 후부터 접종 날짜를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위탁의료기관은 예방접종 도우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임신부는 25일부터 예약을 받는다. 학교에 다니지 않는 만 18세 이하 소아청소년은 12월 2일부터 예약할 수 있다. 임신부의 접종 시작일은 12월 21일, 소아청소년은 12월 16일이다. 만성질환자와 65세 이상 노인은 12월 16일부터 예약해 내년 1월 7일을 시작으로 접종을 받게 된다. 백신은 국가 비축분으로 무료지만 1만5000원의 접종비를 별도로 부담해야 한다.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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