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경영 386∼387점 연세대 자유전공 380∼386점 예상 수능 주요대 합격선 5∼10점 오를듯 2010학년도 대입 정시모집에서 서울 주요 대학에 합격하기 위한 대학수학능력시험 원점수가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뛸 것으로 예측됐다. 올해는 영역별 만점자도 대거 늘어 상위권 수험생들의 원점수가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되면서 상위권 수험생의 눈치 경쟁이 어느 해보다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13일 대형 입시기관들이 수능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발표한 정시모집 대학별 지원 가능 점수를 보면, 지난해 서울대 주요 학과의 예상 합격선은 380점(4개 영역 원점수 400점 기준)을 전후로 형성됐던 반면 올해는 390점 내외로 올랐다. 서울대 경영학과는 391(종로, 유웨이중앙)∼392점(대성, 청솔) 이상, 의예과는 389(유웨이중앙)∼393점(청솔)을 받아야 합격이 가능하다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해 입시기관들이 경영학과는 382∼389점, 의대는 387∼394점으로 예상했던 것과 비교하면 최상위권 학과의 합격선이 최대 10점까지 뛴 것이다. 지난해 381∼386점으로 점쳐졌던 자유전공학부는 올해 389(대성, 종로, 유웨이중앙)∼390점(청솔)으로 올랐다.
인문계에서는 지난해 각 대학에서 자유전공학부가 최고 합격선을 형성한 반면 올해는 경영학부가 대부분 대학별 최고 합격선을 기록했다. △연세대는 경영대 387(대성, 종로, 청솔)∼388점(유웨이중앙), 자유전공학부 380(청솔)∼386점(대성, 유웨이중앙) △고려대는 경영대 386(대성)∼387점(종로, 유웨이중앙, 청솔), 자유전공학부 380(청솔)∼386점(유웨이중앙)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자연계에서 최고 합격선을 형성하는 고려대, 성균관대, 연세대 의예과의 경우 지난해 382∼392점이 합격선으로 예상됐으나 올해는 387(대성, 유웨이중앙, 청솔 추정 연세대 합격점)∼391점(종로 추정 연세대 합격점)으로 예상됐다. 지원 가능한 최저 기준이 5점 정도 오른 셈이다.
입시 기관들은 최상위권 대학보다 상위권 대학, 특히 여대의 지원 가능 점수 상승폭이 더 클 것으로 내다봤다. 언어와 수리 영역의 만점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상위권 학생과 여학생의 원점수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예측됐기 때문이다. 이화여대 상위권 학과는 지난해보다 20점 이상, 성균관대 글로벌경영학과 및 글로벌경제학과는 지난해보다 10∼22점 정도 합격선이 오를 것으로 예측됐다. 다만 대학이 수능 점수를 반영할 때는 원점수가 아닌 표준점수나 백분위를 활용하며, 반영 영역 및 가중치에 따라 똑같은 원점수라도 환산점수가 크게 달라지므로 원점수를 참고 자료로만 활용해야 한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점수 인플레… 원점수 올라도 표준점수 떨어질수 있어” 입시설명회 성황… 하향지원 늘 듯▼
바닥에 앉아서라도… 15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입시학원 메가스터디의 대입설명회에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많은 수험생과 학부모들이 몰렸다. 참가 인원이 넘치면서 일부는 바닥에 앉아 설명을 들었다. 변영욱 기자한파와 신종 인플루엔자A(H1N1)에도 입시설명회 열기는 뜨거웠다. 15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열린 대성학원 입시설명회에는 수험생과 학부모 4000여 명이 몰렸다. 1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대현동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열린 6개 대학 공동 입학설명회(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양대)에도 3000여 명이 참석했다. 설명회에 참석한 학생과 학부모는 자리에 앉자마자 학원이 제공한 배치표를 펼쳐놓고 목표로 하는 대학 찾기에 몰두했다. 수험생이 수시 2차 모집 논술시험을 준비하거나 기말고사 기간이라 학부모만 설명회에 온 경우가 많았다.
대성학원 설명회에 참석한 재수생 학부모 원모 씨(51)는 “고려대 수시 2차 시험을 앞두고 있는데 최저학력 기준 등급에 점수가 아슬아슬하게 걸쳐 있어서 논술을 보러 가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설명회 연사로 나선 이영덕 대성학원 평가이사는 “점수가 잘 나온 것 같다고 수시 2차를 버려서는 안 된다”며 “수시모집을 지원해 둔 상태라면 시험을 보러 가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 이사가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 점수 인플레가 심하다”며 “원점수가 모의평가보다 올랐다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 표준점수가 나오면 오히려 떨어질 수도 있다”고 말하자 참석자들의 표정은 어두워졌다. 학부모 장모 씨(57)는 “재수생인 아이가 지난해보다 점수가 올라서 상향 지원하려고 했는데 오늘 설명을 듣고 나니 다시 생각해 봐야겠다”고 말했다.
이 이사는 “올해는 전체적으로 하향 지원하는 경향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내년 수험생 수가 늘어나 재수가 부담스러운 데다가 대부분 대학에서 논술 등 수능 점수를 역전할 요소가 사라졌기 때문에 상향지원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수학에 약했던 학생들은 올해 수능에서 수학이 쉽게 나오면서 상향 지원을 생각하고 있는 분위기였다. 일각에서는 일반적으로 수학이 약한 여학생들이 올해 입시에서 강세일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대학 공동 설명회에 참석한 김민정 양(18)은 “원래 수학이 약한 편이었는데 이번 시험을 잘 봤다”며 “표준점수가 나오기 전에 평소 지망 대학보다 목표를 높게 잡아도 될지 알아보기 위해 설명회에 왔다”고 말했다.
‘수학 인플레’는 2007학년도 입시와 비슷한 상황이다. 연도별 수리‘나’형 만점자 비율은 △2005학년도 0.4%(1390명) △2006학년도 0.3%(1207명)에서 2007학년도에는 1.8%(6741명)로 늘었다. 올해도 입시업계에서는 수리‘나’형 만점자가 1%를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표준점수를 반영하는 대학에서 지난해보다 수능 변별력이 떨어져 학생부가 중요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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