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無等山) 한 활기 뫼히 동다히로 버더 이셔 멀리 떼쳐와 제월봉(霽月峯)이 되어거날 무변대야(無邊大野)의 므삼 짐쟉 하노라….’(무등산 한 줄기 산이 동쪽으로 뻗어 있어 멀리 떼어 버리고 나와 제월봉이 되었거늘 끝없는 넓은 들에 무슨 생각을 하느라고….)
조선시대 문인인 송순이 지은 가사 ‘면앙정가’의 첫머리다. 송순이 고향인 전남 담양에 은거하면서 주변 산수의 아름다움과 정서를 읊은 이 작품은 가사문학의 효시로 불린다.
조선 중기 찬란하게 꽃을 피웠던 가사문학을 인터넷으로 쉽고 편리하게 만나 볼 수 있게 됐다. 가사문학의 요람인 전남 담양군은 행정안전부와 한국정보문화진흥원의 ‘국가 지식정보자원 과제’에 2년 연속 선정되면서 12억8800만 원을 지원받아 2280건의 가사문학 자료를 데이터베이스(DB)화해 11월부터 인터넷(www.gasa.go.kr) 서비스를 하고 있다.
이 사이트에서는 가사문학의 대가인 송강 정철의 성산별곡, 사미인곡, 속미인곡 등 담양 18가사와 교과서에 수록된 가사 21편의 원문과 현대문을 볼 수 있다. 담양을 비롯한 전국의 누정 278개소와 가사 문인들의 목판, 유물, 고지도 등 자료도 검색할 수 있다.
라규채 담양군 홍보팀장은 “담양군 남면에 있는 한국가사문학관에 보관된 가사문학 원본과 가사 해제본 등 관련 자료를 영구 보존하고 누구나 쉽게 가사문학을 접할 수 있도록 사이트를 구축했다”며 “국사편찬위원회와 협의해 DB서비스를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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