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국의 동화를 한국어로 번역해 동화책을 펴낸 강원 춘천시의 결혼이민 여성과 가족들. 뒷줄 왼쪽에서 두 번째는 이들을 지도한 박정애 강원대 스토리텔링학과 교수. 사진 제공 춘천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결혼이민자들이 모국의 동화를 한국어로 번역한 동화모음집과 CD가 이달 말 출간된다. 화제의 주인공들은 강원 춘천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소속의 결혼이민 여성 10명과 그 가족들.
올 4월부터 5개국 8편의 동화를 선정해 여성들이 동화를 번역하면 가족들이 말을 다듬고 삽화를 그려 넣는 작업을 했다. 또 강원대 스토리텔링학과 교수들에게서 교육을 받은 뒤 CD 녹음에도 직접 참여했다. 이들의 이 같은 노력은 모국 문화를 자신의 자녀들을 비롯해 한국 어린이들에게 소개하기 위한 것. 중국 출신의 최영란 씨는 출간 수기를 통해 “엄마가 너를 생각하며 만들었단다. 너를 사랑하기에 더 재미있고 예쁘게 만들어서 보여주고 싶었지”라고 써 진한 자식 사랑을 보여줬다.
이 책에 포함된 동화는 일본의 ‘대나무 공주’ ‘주먹밥이 데굴데굴’ ‘우로시마 타로’(사진) 등 3편과 중국의 ‘너도 가니’ ‘어주구리’, 필리핀의 ‘게으른 후완’, 베트남의 ‘백 마디의 대나무’, 몽골의 ‘낙타가 뿔을 잃어버린 이유’ 등으로 7세 미만 아이들을 위한 재미있고 교훈적인 이야기다. 외국어와 한국어가 함께 표기돼 있으며 총 분량은 50여 쪽.
춘천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주관하고 춘천시가 후원한 동화책 번역은 2007년 한국의 전래동화를 외국어로 번역 출간한 이후 두 번째. 춘천시는 이번에 700만 원을 지원해 동화책 500권과 CD 500개를 제작하도록 했다. 모두 비매품으로 관내 어린이집과 도서관 등에 전할 예정이다.
춘천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책이 나오는 대로 기념회를 열고 원화 전시회 및 번역자들의 사인회도 열 계획이다. 또 이 책의 스토리텔링을 원하는 어린이집이 있으면 직접 방문해 구연행사를 갖기로 했다.
이번 작업에 참여한 중국 출신의 왕징 씨는 “재미있고 보람 있는 일이었다”며 “이 동화책이 양국 간의 문화적 차이를 좁히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춘천시 관계자는 “결혼이민자들과 그 가족들이 7개월간에 걸쳐 정성껏 만들었다”며 “이번 동화책 출간을 통해 결혼이민자들은 모국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고, 한국 어린이들은 다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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