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기업의 환경경영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환경 분야에서 기업 진단, 평가 및 컨설팅을 해 온 필자의 경험을 토대로 판단해 본다면 낙제 수준이다. 환경경영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대부분의 기업은 환경오염을 관리하는 정도의 체제만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환경 규제와 같은 직접적인 압력에는 대응하고 있지만 앞으로의 추세를 내다보는 준비와 규제를 역으로 활용하는 차별화 전략은 미흡하다. 이에 대한 경영자의 인식 수준도 아직은 낮다.
기업 내부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환경경영으로 분류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이 수행되고 있다. 물류 합리화, 공정 손실 개선 및 작업환경 개선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를 적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이러한 활동의 성과는 원가 개선 및 생산성 향상뿐만 아니라 환경성과의 개선으로도 연결된다. 제품의 기능을 향상시키고 불필요한 부분을 제거하는 등 제품 개선도 추진되고 있다. 개선된 제품은 제조 과정과 사용 과정에서 자원과 에너지 효율을 향상시킨다.
문제는 이것이 기업의 환경경쟁력을 향상시킨다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는 데 있다. 기업에서는 실제적인 활동이 중요한 것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환경경쟁력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다면 환경경영을 발전시키기 위한 전략적 접근은 어려워진다. 친환경 활동이 시장 개척과 이미지 제고를 위한 중장기적 방향으로 설정되기 어려우며, 관련 압력이 증가될 때 내부 전략을 효율적으로 수립하는 데에도 불편을 겪게 된다는 뜻이다.
기업이 환경경쟁력을 갖추려면 가장 먼저 기업의 녹색가치를 찾아내야 한다. 기업의 가치가 업종, 규모와 같은 특성에 따라 다르게 정의될 수 있는 것처럼 녹색가치도 기업에 따라 다르다. 이미 실천하면서도 인식하지 못하는 숨겨진 녹색가치를 찾아내게 되면 녹색가치를 활용하는 범위가 확대되고 자신에게 필요한 녹색가치를 추진하기도 수월해진다. 조금은 막연한 환경 분야가 회사에는 어떠한 의미인지 구체적으로 다가올 것이며, 환경과 관련된 기업의 지속가능성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숨겨진 녹색가치를 찾아낸다면 만약 내일 당장 고객으로부터 회사의 환경경영에 대하여 요청이 있더라도 크게 고심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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