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김기동)는 19일 ㈜스테이트월셔의 골프장 사업을 도와주는 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행정안전부 국장 한모 씨(51)를 전격 체포했다. 한 씨는 2004∼2007년 경기도 경제투자관리실장, 기획관리실장으로 근무하면서 경기 안성시 스테이트월셔 골프장을 건설하는 데 필요한 인허가 등의 편의를 봐 주는 대가로 스테이트월셔 회장 공경식 씨(43·구속 기소)에게서 5000여만 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한 씨의 혐의를 확인한 뒤 이르면 20일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한 씨는 2007년 4월 경기도 도시계획위원회가 스테이트월셔 골프장의 용도지역변경안을 심의 의결했을 때 경기도 기획관리실장으로 도시계획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었다. 한 씨는 경기도 내에서 주요 보직을 맡아오다 지난해 12월 행정안전부로 복귀했으며 지난달 경기 부지사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인사 발표가 미뤄져왔다.
지난달 29일 공 씨가 횡령 혐의로 구속된 데 이어 3주일 사이에 이 회사에서 불법자금을 받은 혐의로 체포 또는 구속된 사람은 한 씨를 포함해 세 명이다. 이 때문에 공 씨가 체포될 때 정치권 안팎에서 나돌던 이른바 ‘공경식 리스트’에 대한 수사가 본격화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나라당 당직을 가진 공 씨가 ‘마당발’ 인맥을 갖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인허가 관련 공무원과 정치권 핵심 인사 등의 이름이 거론되는 ‘로비 리스트’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검찰 수사는 일단 공무원 비리 쪽에 집중되고 있다. 한 씨 체포에 이어 다음 순서는 안성시와 환경부 고위 인사 등이라는 얘기가 검찰 안팎에서는 파다하다. 검찰은 공무원 수사를 마무리한 뒤 한나라당 K 의원 등 여권 정치인들에 대한 수사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