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담양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 도로 확포장공사로 훼손 위기를 맞았던 이 도로 메타세쿼이아 가로수가 군민들의 노력으로 살아날 수 있게 됐다. 사진 제공 가로수사랑 시민연대
전남 담양군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은 1972년 도로 미관을 위해 조성됐다. 담양읍∼금성면 8.5km 구간에 5000그루를 심었는데 키가 3m 넘게 자라고 우거진 나뭇가지가 터널을 이루면서 전국적인 관광명소가 됐다. 2000년 5월 도로 확장으로 가로수가 베어질 위기에 처하자 주민들이 나서 178그루 중 114그루를 지켜낸 이후 이를 기념하는 음악회가 매년 열리고 있다.
한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로 꼽히는 담양 메타세쿼이아 가로수 길이 또다시 도로공사로 일부 나무가 베어질 위기에 놓였다.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은 최근 주민설명회 등을 통해 담양∼순창 4차로 확포장 공사를 하려면 금월교 인근 메타세쿼이아 훼손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계획대로라면 기존 4차로와 연결되는 금월교 입구에서 가로수 길 방향으로 도로 왼쪽 12그루, 오른쪽 5그루를 비롯해 학동교 앞 20그루가 훼손돼 400여 그루의 메타세쿼이아가 2km 늘어선 이 길이 수십 m가량 끊긴다.
이에 ‘가로수사랑 시민연대’ 등 환경단체와 주민들이 도로 선형과 구조물 변경을 요구하자 익산지방국토관리청은 4그루 이내로 훼손을 줄이기로 했다.
가로수사랑 시민연대 회장 김광훈 목사(고서면 주산교회)는 “나무 한 그루 한 그루가 담양의 보물인데 또다시 도로 확장 때문에 수십 그루가 사라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단 한 그루도 피해가 없도록 담양군, 익산청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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