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원 아닌 ‘독립병원’… 암 등 특정질환 연구-치료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1월 21일 03시 00분


■ 세종시 서울대병원은
일반환자 진료 안해… 오송-대덕단지 연계 ‘메디컬 시티’ 중추로

서울대병원이 세종시에 일반 환자 진료병원이 아닌 연구중심병원을 세우는 것으로 방향을 정하면서 세종시가 선진국의 ‘메디컬 시티’처럼 성공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보스턴의 하버드대 부속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볼티모어의 존스홉킨스 병원, 휴스턴의 MD앤더슨 암센터 같은 병원은 주변 다른 기관과 연계해 다양한 연구와 치료를 수행하며 지역 도시를 메디컬 시티로 성장시켰다. 하버드대 병원의 경우 매사추세츠공대(MIT)와 긴밀히 협조해 MIT에서 수술용 로봇을 만들면 이를 하버드대 병원에서 환자 임상에 직접 응용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세종시에 연구중심병원이 들어서면 바이오 중심 센터로 자리 잡고 있는 오송단지, 공학 중심의 대전 대덕단지와 연계해 공학과 바이오, 의학이 어우러지는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이곳에서는 암 환자를 위한 신약 개발, 뇌신경질환 치료 및 재활 환자를 위한 로봇 개발, 망막질환 환자를 위한 인공 망막과 인공 눈 개발 같은 프로젝트별로 연구가 이뤄지는 최첨단 단지가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서울대병원에서 상당한 연구 인력이 가야 하기 때문에 의대 증원과 같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구중심병원에 도입되는 암 환자용 중입자 치료기는 현재 국립암센터에 있는 양성자 치료기보다 효과가 높다. 양성자 치료기는 수소를 가속시켜 여기서 나오는 방사선을 이용해 암을 치료하는 반면 중입자 치료기는 수소보다 12배 무거운 탄소를 가속시켜 여기서 나온 방사선으로 암을 치료한다. 수소보다 탄소에서 나오는 방사선이 더 세기 때문에 중입자 치료기의 효과가 더 좋다. 독일 1대와 일본 2대 등 세계에서 3대밖에 없는 치료기로 도입 가격이 2000억 원에 이른다.

병원 관계자는 “이곳에서는 프로젝트별로 임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특정질환 환자를 엄선해서 임상에 응용할 것”이라면서 “연구중심병원은 일반 환자를 보는 서울대병원의 분원 형식이 아니라 독립적으로 연구를 수행하는 병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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