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 캠프 ‘그린스피크’… 각국서 모인 또래들과 영어익히며 환경체험 《“‘환경’은 전 세계적인 화두입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에서는 환경에 대한 인식이 아직 미흡한 편입니다. 우리나라도 환경을 고민하는 글로벌 리더를 육성해야 합니다.”》
이유진 ‘그린스피크’ 부사장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국제영어교육기업 ‘그린스피크(greenspeakonline.com)’ 이유진 부사장(34)의 말이다. 그린스피크는 환경 체험 또는 과학 프로그램과 영어교육을 함께 제공하는 교육기업이다. 호주, 뉴질랜드에서 영어를 이용해 환경의 중요성을 교육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이 부사장은 그린스피크를 설립하기 전 세계 2위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인 미국 오라클사에서 아시아·태평양지역 최연소 상무로 근무했다. 재직 기간 호주,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중국, 필리핀 등 아시아태평양지역 마케팅과 시장분석, 전략기획을 진두지휘했다.
그가 최근 환경 체험을 통한 영어교육 사업가로 변신한 이유는 뭘까.
그는 “앨 고어 전 미국 부통령이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글로벌 리더들은 환경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면서 “환경이 세계적인 이슈로 떠오른 요즘 환경에 대한 인식 없이는 글로벌 리더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 아시아 출신으로 톱 매니저에 올랐던 비결은
이 부사장은 초등학교 때 대기업의 캐나다 주재원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캐나다 퀘벡으로 떠났다. 그곳에서 유년, 대학시절을 보낸 후 오라클사에 입사했다. 글로벌기업에서 일하면서 느낀 아쉬움 중 하나는 뛰어난 아시아 출신 인재들이 톱 매니저의 자리에 오르는 경우가 많지 않다는 것. 자신의 성과를 정확하고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야 인정받는 글로벌 기업의 문화를 인식하지 못해 생기는 결과였다.
그는 “업무능력만 평가하면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인들이 훨씬 뛰어나지만 영어에 대한 자신감과 상대방의 문화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현재 위치에 주저앉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 부사장은 각국의 리더와 함께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리더십과 효과적인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익혔다.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회사 안에서 문제 해결사로서 능력을 발휘했다. 이것은 그가 31세에 글로벌기업의 아태지역 최연소 상무로 승진할 수 있었던 밑거름이 됐다.
○ 자연으로 영어를 말하다, ‘Greenspeak’
“공부를 위한 영어가 아닌 생활에서 응용할 수 있는 영어를 배워야 해요. 영어가 최종 목표가 아니라 글로벌 리더로서 자질과 역량을 갖추는 수단이 되어야겠죠.”
이 부사장의 영어교육에 대한 생각이 바로 그린스피크의 설립취지이다. 그린스피크는 영어로 자연과 환경을 가르치고, 각국 또래와의 만남 속에서 글로벌 리더로서 갖춰야 할 리더십과 서로 간 문화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그린스피크는 수업을 교실영어, 환경체험, 문화체험으로 나눈다. 교실에서 책으로 동식물, 생태계를 배우고 교사와 함께 밖으로 나가 바다, 숲, 강을 탐험하고 코알라, 민물가재, 바다문어를 관찰하면서 수업한다.
“한국에서 영어를 좀 한다는 사람조차 어휘나 표현력은 교과서나 영어학습서 수준에 머무는 경우가 많아요. 이 때문에 그들이 가진 역량에 상관없이 국제무대에서 ‘비전문가’로 비치죠. 살아있는 영어를 배워야 해요.”
그린스피크의 모든 수업은 유럽, 싱가포르, 일본 등 각국에서 캠프에 참가한 학생들이 그룹을 만들어 진행한다. 주어진 과제와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팀원끼리 의견을 조율해야 한다. 이때 학생들은 상대의 의견을 듣고, 영어로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과정을 통해 글로벌 리더로서 갖춰야 할 리더십과 자신감, 높은 수준의 영어를 자연스럽게 습득한다.
○ 내 아이에게 맞는 캠프인지 반드시 확인
“영어로 생활하는 환경과 체계적이고 일관된 커리큘럼, 교사의 수준이 보장된다면 많은 돈을 들여 해외연수나 조기유학을 보내지 않아도 됩니다.”
이 부사장은 국내에서도 얼마든지 글로벌인재를 키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선 자녀의 수준에 맞는 프로그램을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캠프를 선택할 때도 마찬가지. 방학 직전에 쏟아지는 수십 개의 캠프 프로그램을 놓고 쫓기듯 결정하는 것은 최악의 선택이다. 아이에게 적합한 프로그램이 무엇인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만 낭비하는 셈이다.
이 부사장은 “외국에서는 부모가 적어도 방학 4, 5개월 전에 어떤 캠프에 보낼지 결정한다”면서 “일부 영어캠프 중에는 정작 영어실력 향상과 거리가 먼 프로그램이 섞여 있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린스피크의 교사들은 자체 교육과정과 영어교육과정(ELS/TEFL)을 이수했으며 영어, 교육, 과학, 환경 분야의 학사와 석사 이상으로 구성돼 있다.
“아시아를 중심으로 세상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인에게 영어는 필수요소입니다. 글로벌 리더를 꿈꾸는 아이라면 국제적인 이슈인 ‘환경’과 ‘영어’ 모두를 놓쳐서는 안 됩니다.” 이 부사장의 말이다.
봉아름 기자 erin@donga.com
:그린스피크 (www.greenspeakonline.com):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국제영어교육기업으로 호주, 뉴질랜드에서 환경영어캠프를 진행한다. 환경영어캠프는 다음달 28일부터 2010년 2월 7일까지 지역과 코스별로 3주 일정으로 진행된다. 홈페이지에서 참가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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