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安국장, 조형물 강매 14억 챙겨”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1월 24일 03시 00분


‘그림로비’ 관련 전 前 청장 부부 한달전 소환

미국 체류 한상률 前 청장에게도 출석 통보

국세청 고위공무원 안원구 씨(49·구속)의 부인 홍모 씨가 “2007년 12월 한상률 당시 국세청장이 정권 실세에게 줄 10억 원을 만들어야 한다며 대구지방국세청장이던 남편에게 3억 원을 요구했다”고 주장한 가운데 한 전 청장의 그림로비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권오성)는 2007년 초 한상률 당시 국세청 차장이 인사 청탁과 함께 전군표 당시 국세청장에게 최욱경 화백의 그림 ‘학동마을’을 선물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의정부 교도소에 수감돼 있는 전 전 청장과 부인 이모 씨를 한 달 전쯤 소환 조사했다고 23일 밝혔다. 전 전 청장은 검찰 조사에서 “그림로비 의혹은 사실무근이고 그림이 집에 있었는지도 몰랐다”고 진술했으며, 올 1월 그림로비 의혹을 처음 폭로한 이 씨도 당초 입장에서 한발 물러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현재 미국에 머물고 있는 한 전 청장에게 피고발인 자격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그의 변호인을 통해 통보했다. 한 전 청장은 1월 그림로비 의혹 파문으로 국세청장직에서 물러난 뒤 3월 출국해 현재 미국 뉴욕 주 올버니에 있는 뉴욕주립대에서 ‘방문 연구원’ 자격으로 머물고 있다. 그림로비 의혹은 6월 민주당이 전 전 청장과 한 전 청장을 고발해 수사가 시작됐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김기동)가 21일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한 안 씨는 세무조사 무마 대가로 기업들이 그의 부인 소유의 갤러리에서 미술품을 대거 구입하도록 하는 방법 등으로 모두 14억6000만여 원을 받은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밝혀졌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