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매 비리 의혹에서부터 악취, 교통 혼잡, 주차난 등의 고질적 병폐를 안고 있던 서울 송파구 가락동 가락시장이 다시 태어난다. 서울농수산물공사는 1985년 6월 완공된 가락시장을 3단계에 걸쳐 다시 짓기로 하고 23일 설계 당선작을 발표했다. 주차공간을 두 배로 늘리고 출입구를 조정해 이용객 편의를 높이기로 했다. 최근 추세에 맞게 옥상 조경을 통해 공원을 조성하고 지열을 이용하는 등 ‘녹색시장’의 면모도 갖추기로 했다.
○ 편리한 주차, 사라지는 악취
3단계로 나뉜 가락시장 시설 현대화 사업은 2018년 끝날 예정이다. 업무지원시설과 부대 편의시설 위주의 1단계 사업은 내년부터 본격 시작돼 2013년에 끝나고 청과동과 수산동, 축산동을 짓는 2단계 사업은 2013년부터 2015년까지다. 2015∼2018년에 이뤄지는 3단계 사업을 통해서는 청과동과 집배송센터, 환경동 등이 새로 들어선다.
현재 16곳인 출입구는 6곳으로 줄어들고 주 출입구도 남부순환로와 탄천로로 옮겨 송파대로, 문정로 등의 혼잡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5000여 대를 세울 수 있는 주차장은 9800여 대를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커져 이용객들이 한결 수월하게 시장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연간 배출량이 3만3000t인 농수산물 쓰레기는 퇴비화 과정을 거쳐 재활용하는 시설이 갖춰지고 도축시설은 내년 상반기 중 지방 이전이 확정돼 악취 문제도 해결하게 됐다.
뒤섞여 있는 도소매점은 도매, 소매를 완벽하게 분리해 소매시설은 송파대로변으로 모을 계획이다.
○ 지열 이용하는 ‘녹색시장’
53만1830m²(약 16만1160평) 크기의 가락시장을 위에서 내려다보면 직사각형인 건물만 보일 뿐 나무 그늘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녹지면적이 6.6%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시설 공사가 끝나면 녹지면적은 전체 용지 면적의 27.6%인 14만7094m²(약 4만4570평)로 확충돼 ‘녹색시장’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산책로와 공원 등도 이 공간에 함께 들어선다.
지열을 냉난방에 이용하는 시스템과 지하 공간의 온도 차를 이용해 공기가 자연스럽게 순환하는 시스템도 갖출 예정이다. 기존 건축물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자재를 조경용으로 재활용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된다. 농수산물이 보관되거나 하역되는 공간은 유독 물질이 들어 있지 않은 친환경자재로 시공된다. 냉장창고나 경매장 등이 들어서는 지하 공간이지만 지붕을 만들지 않아 자연채광이 가능하도록 설계될 예정이다.
서울시농수산물공사 전상훈 단장은 “상인과 소비자 모두 편리하게 이용하면서 지열로 옥상 정원을 조성하는 등 친환경적으로 건축되는 점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가락시장:
1985년 6월에 완공돼 5000여 개 농수축산업체 2만여 명이 근무하고 있는 농수산물 거래시장. 하루 평균 7869t의 농수산물이 거래돼 연간으로 따지면 242만 t에 이른다. 연간 거래대금은 3조6398억여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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