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피플 &피플즈/‘2009 대한민국 인재상’ 받는 인하대 정희윤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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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24일 07시 00분


‘미래 에디슨’ 키우고 싶은 ‘인천 에디슨’

2009년 대한민국 인재상을 받는 정희윤 씨가 20일 경기 수원시 정자동에 있는 미래로봇영재교육원에서 좀 더 슈팅을 잘하는 축구 로봇을 만들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 사진 제공 인하대
2009년 대한민국 인재상을 받는 정희윤 씨가 20일 경기 수원시 정자동에 있는 미래로봇영재교육원에서 좀 더 슈팅을 잘하는 축구 로봇을 만들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 사진 제공 인하대
“중학교 3학년 때 있었던 ‘대구지하철화재참사’를 TV로 시청한 뒤 큰 충격을 받았어요. 2003년 192명이 사망하고 148명이 부상을 입은 참사를 보면서 큰불이 났을 때 국민들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 피해를 최소화해 줄 수 있는 획기적인 소방 관련 제품을 발명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인하대 사회과학부 1년에 재학 중인 정희윤 씨(22)는 주위 사람들 사이에서 ‘정디슨’으로 통한다. 미국의 발명왕 ‘에디슨’의 이름에서 따온 것.

그가 첫 번째 발명한 제품은 대구지하철 화재참사와 관련이 있다. 화재 시 생기는 열, 유독가스를 감지해 알람과 램프가 작동돼 소화기 위치를 알려주고 119 화재신고를 자동으로 해 주는 제품을 개발한 것. 여기에 화재 발생 시 대부분의 사람들이 유독가스에 질식사하는 것을 감안해 소화기 받침대 밑 부분에 방독면을 설치했다. 방독면을 착용한 뒤 초기 화재진압을 할 수 있도록 고안해 특허출원을 했다. 그는 경기 수원시의 삼일공고 재학 중에 지도교사인 오종환 씨(현재 발명창작과 교사)와 이 발명품을 들고 2005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소방청과 뉴욕 소방청을 방문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하지만 투자자가 없어 상용화하는 데는 실패했다.

정 씨는 “금형제작 비용을 비롯해 제품 마케팅 능력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세상에 빛을 보지 못했지만 꼭 상용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올 6월 고속도로와 일반도로에 설치된 가로등에 사고 차량 및 고장 차량 운전자가 단추를 누르면 램프가 작동돼 사고 위치를 다른 운전자에게 알려주는 ‘가로등경고시스템’을 개발했다.

이 가로등은 자동센서에 의해 비가 오는 등 주위가 어두우면 불빛이 환해지고, 눈이 내려 반사 빛이 생기면 조도가 자동으로 약해져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도록 했다. 그는 지금까지 모두 7건의 특허출원과 실용신안을 특허청에 등록했다. 머릿속에 떠오른 아이디어를 밤새워 연구하고 다시 보완하는 작업을 통해 지금까지 그가 발명한 제품은 모두 100건에 달한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주관하는 ‘2009년 대한민국 인재상’을 받는다. 12월 중순 청와대에서 대통령으로부터 상장과 메달, 장학금을 받을 예정이다. 그는 8월 제8회 대한민국청소년 발명(과학)아이디어 경진대회에서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상을 받는 등 지금까지 100여 차례에 걸쳐 표장과 상장을 받았다. 특히 특허청이 주최하는 발명장학생 선발 대회에서 2003∼2005년 3회 연속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미래에 에디슨을 키우는 발명교육자’가 꿈인 그는 현재 경기 화성시 기안초등학교에서 ‘창의발명교실’ 방과 후 지도교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체험과 실험 위주의 교육을 통해 학생들에게 창의력을 키워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내년 1월에는 (사)한국대학발명협회와 함께 서울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에서 로봇발명창의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정 씨는 발명과 학생지도뿐 아니라 군 복무 시절부터 최근까지 모두 75회에 걸쳐 헌혈에 나서 헌혈유공자로 선정되는 등 사회봉사에도 힘쓰고 있다.

정 씨는 “에디슨처럼 후대에 길이 남을 과학발명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아이디어를 메모하는 습관이 필요하다”며 “훌륭한 아이디어를 발명품으로 선보이기 위해서는 학생 때부터 지속적인 과학 이론교육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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