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서생포왜성 복원해 日관광객 유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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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1월 24일 07시 00분


울산시-울주군 추진 논란
“의병이 쌓은 城은 방치”

울산시와 울주군이 일본인 관광객 유치를 명목으로 임진왜란 때 쌓은 대표적 왜성(倭城)인 서생포왜성(사진) 복원을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우리 전통 성인 언양읍성 등은 예산 부족을 이유로 복원사업에 소극적이다.

23일 울산시에 따르면 울주군 서생면 서생포왜성을 내년부터 44억9000만 원을 들여 정비할 계획이다. 사업비는 울산시와 울주군이 반씩 부담하기로 했다. 현재 2∼6m 높이로 남아 있는 성곽(길이 2km)을 축성 당시 높이인 5∼8m로 복원하고 성문도 4개를 설치할 계획이다. 또 성곽 내 사유지(6000m²·약 1800평)를 매입하고 성곽 외부 해자(垓子·성 밖을 둘러 파서 만든 못) 주위 나무를 베어낸 뒤 주차장도 만들기로 했다. 이 사업은 울산시비가 아직 책정되지 않아 완공 시기는 미정이다.

울주군은 이와 별도로 ‘서생포왜성 관광 자원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진하해수욕장에서 서생포왜성까지 1.5km 구간에 66억 원을 들여 2011년까지 도로를 내기로 하고 현재 편입 용지를 80% 정도 사들였다. 울주군 관계자는 “서생포왜성은 일본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아오는 명소 가운데 하나”라며 “성곽을 보수하고 관람로를 정비하면 일본 관광객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지역 향토사학자들은 “외침을 막기 위해 의병이 쌓은 국가 지정 문화재인 언양읍성(사적 제153호)과 병영성(제320호)은 허물어진 상태로 방치하면서 왜적이 한국 침략 교두보로 삼기 위해 쌓았던 왜성을 거액을 들여 복원하려는 것은 민족 자존심을 짓밟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앞서 울주군은 2008년 완공 예정으로 1999년부터 총 219억 원이 투입되는 ‘서생포왜성 복원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에는 성곽은 물론 일본 장군들이 먹던 우물인 ‘장군수’를 복원하고 임진왜란 당시 서생포로 입항했던 일본 전함 모형도 전시한다는 내용까지 들어 있어 시민들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울산시의회 홍종필 의원은 최근 정책질의를 통해 “예산을 들이지 말고 일본 민간자본을 유치해 서생포왜성 복원과 관광 개발 프로젝트를 맡기자”고 제안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서생포왜성:
임진왜란 발생 이듬해인 1593년 왜장 가토 기요마사(加藤淸正)가 서생포에 있던 수군만호진성을 함락시킨 뒤 쌓은 대표적인 일본식 석성(石城)이다. 둘레 4.2km, 면적 15만1934m²(약 4만 6000평). 1997년 10월 울산시 문화재자료 제8호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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