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으로 담근 김치를 어르신들이 겨울 동안 드실 것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마음이 따뜻해져요.” 24일 오전 대전 동구 자양동주민센터에서 ‘사랑의 김장 나누기’ 행사에 참가하는 우송대 외식조리학부 임현우 씨는 벌써부터 가슴이 뿌듯하다. 우송대 외식조리학부와 의료사회복지학과 교수 및 학생들은 그동안 배운 조리 실력을 발휘해 직접 재배한 무, 배추로 김치를 담가 정성껏 포장한 뒤 지역의 독거노인 등 불우이웃 60가구에 일일이 전달할 예정이다. 김장김치 나누기는 대학들의 연례행사지만 불우이웃들에게는 손꼽아 기다려지는 이벤트다. 1년 내내 먹을 김치를 확보할 수 있는 데다 배달하러온 손자뻘 학생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목원대 사회복지학과 학생들은 20일 교내 학생회관 앞에서 김치 1200포기를 담가 독거노인, 장애인, 소년소녀가장 등 200여 가구에 전달했다. 경비는 십시일반(十匙一飯)으로 모으고 적은 경비로 많은 양을 담그기 위해 발품도 팔았다. 16일부터 3일간 교수, 직원, 학생들을 대상으로 모금함을 돌리고 군고구마를 판매했다. 18일에는 충남 연기군의 산지 배추밭을 찾아 직접 배추를 뽑아 왔다.
이 대학의 김장 나누기는 대전충남 지역 대학 가운데 가장 역사가 깊다. 1995년 옛 캠퍼스가 있던 대전 중구 목동의 한 경로당에 김장김치를 나눈 것이 점차 확대됐다. 이제까지 행사를 통해 나눈 김장김치의 양은 총 1만5000여 포기에 이른다. 최윤정 사회복지학과장은 “소외계층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것이 사회복지의 정신 아니냐”고 말했다.
일부 대학은 김장 나누기를 유학생들의 한국 문화 체험과 다문화 가정 돕기의 기회로 활용하기도 한다. 선문대는 15일 외국인 유학생 100명과 교직원 50명 등이 참가한 가운데 다문화가정을 위한 ‘사랑의 김치 담그기’ 행사를 가졌다. 유학생들은 13일 배추 뽑기, 14일 배추 절이기 행사에 이어 김치를 직접 담그면서 김장의 전 과정을 체험했다.
중부대도 13, 14일 이틀 동안 학생과 교직원 100명이 참가한 가운데 김장김치 1000포기를 담가 주변 장애인시설에 전달했다. 백석대와 백석문화대학은 6일 5500포기를 담가 천안지역 독거노인과 가정형편이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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