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모 씨(66)는 2007년 10월 강원 정선군 강원랜드에서 슬롯머신 게임을 하던 중 주먹으로 기계 아랫부분을 몇 차례 때렸다. 기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자 김 씨는 카지노 직원을 불렀고 직원이 기계를 점검한 뒤 김 씨는 다시 게임을 계속했다. 2분 뒤 슬롯머신에는 잭폿을 뜻하는 ‘윈 프로그레시브(Win Progressive)’ 램프가 켜졌다. 당첨금은 2억8525만 원.
그러나 강원랜드 측은 “기계가 충격을 받아 오작동이 생겼으므로 잭폿 당첨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당첨금 지급을 거부했고 김 씨는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강원랜드의 손을 들어줬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기계 오작동이라고 볼 증거가 없으므로 김 씨에게 당첨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년에 걸친 법정공방은 대법원에서 김 씨의 손을 들어주면서 끝났다. 대법원 2부(주심 양승태 대법관)는 “슬롯머신에 당첨 램프가 켜지고 카지노 직원도 당첨됐다는 취지로 이야기했다는 점 등을 근거로 김 씨가 당첨됐다고 판단한 항소심은 정당하다”고 25일 밝혔다. 또 “슬롯머신 칩을 외국 제조사에 보내 확인한 결과 내장된 프로그램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난 만큼 잭폿이 기계 오작동 때문이라는 증거가 없다고 판단한 것도 옳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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