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테이션]50개국 외교관들… ‘열공! 한국어’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1월 26일 17시 00분



(박제균 앵커) 최근 한글과 한국어, 한식 등 한국문화의 세계화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우리 것을 세계에 어떤 방식으로 소개할지에 대해 고민도 커지고 있습니다.

(김현수 앵커) 한 대학에서는 10년째, 한국에 있는 외교관과 그 가족들을 대상으로 무료 한국어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 현장을 영상뉴스팀 구가인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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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외교관 알렉산드르 필리펜코 씨, 퇴근 후 발걸음이 분주합니다.
필리펜코 씨는 석 달 전부터 국내 한 대학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있습니다. 일주일에 두 번, 한국어를 배우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인터뷰) 알렉산드르 필리펜코 / 우크라이나대사관 1등서기관
"우크라이나로 돌아가서 한국어를 계속 공부할 거다. 한국어로 공부한 다른 사람과 이야기도 하고 이곳에서 얻은 경험을 우크라이나에 있는 이들에게 전하고 싶다. (한국어) 대단히 재밌어요."

현재 이 대학에서는 우크라이나와 인도, 미얀마, 태국 등 다양한 국적의 외교관들이 한국어를 배우고 있습니다.
주한 외교관과 가족을 대상으로 한 유일한 한국어 강좌로 지난 2000년 처음 시작했습니다.
그동안 20 여명의 각국 대사를 비롯해, 이곳을 거쳐 간 외교관만 50여 개 국, 2000명 정도. 한국어를 배우며 한국문화에 대한 이해도 높아졌습니다.

(인터뷰) 나르몬 푼쌉 / 태국대사관 공사참사관
"수업에 참여하고 난 뒤, 한국 문화의 세세한 것들을 알게 됐다. 예컨대, 한글창제 역사가 태국과 비슷하다는 걸 알게 됐다."

(인터뷰) 킨 메이 툰 / 미얀마대사관 2등서기관
"미얀마와 한국의 차이 가운 데 하나가, 미얀마와 달리 한국인들은 이름에 성(姓)이 있다는 거다."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 하는 외교관의 수는 계속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원은 부족한 실정입니다.

지난해 한 학기에 수강생 100여명을 받았던 이 프로그램은 얼마 전 수강인원을 40명으로 줄이고, 중·고급 과정을 없앴습니다. 예산 부족 때문입니다.

(인터뷰) 이정희 교수 / 경희대 국제교육원
"냉정하게 잘라버린 거니까, 항의전화도 사실 있었고… 계속 기관을 찾고 있는데 실제로 이렇게 외교관으로 일을 하면서 한국어를 배울 수 있는 곳은 없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외교관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것은 국가간 우호 증진에 도움 될 뿐 아니라, 한국과 한국문화를 알릴 기회라고 조언합니다.

(인터뷰) 이상규 교수 / 경북대·전 국립국어원장
" (한국어 교육이)우리나라의 언어와 문화를 이해시키는 디딤돌 역할을 한다는 측면에서는 국내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교육)정책이 이주여성에만 너무 몰려있다… 이제는 우리가 단계적으로 스펙트럼을 확대에서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는 엘리트층에 접근할 필요가 있지 않겠는가."

한국문화 세계화가 화두로 떠오른 요즘, 장기적인 계획과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합니다. 동아일보 구가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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