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장 인허가를 위해 전방위로 정관계 로비를 벌인 ㈜스테이트월셔 회장 공경식 씨(43)를 상대로 “비자금 조성 사실을 폭로하겠다”고 협박해 거액을 뜯은 이 회사 전 직원이 구속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김기동)는 노점상을 하면서 스테이트월셔의 회사 일을 도와주던 김모 씨(37)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집단·흉기 등 공갈) 위반 혐의로 25일 구속 수감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 씨는 2004년 8월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이 회사 사무실에서 공 씨에게 “골프장 사업이 잘 진척돼 터 매입을 하면서 자금을 많이 빼돌렸다는 말을 들었다. 내가 동생들도 있으니 10억 원만 내놓으면 문제 삼지 않고 넘어가겠다”고 협박했다. 김 씨는 공 씨가 혼자 있는 틈을 타 후배 한 명과 사무실에 침입한 뒤 회칼을 탁자에 내려놓으며 협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김 씨는 공 씨가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을 골프장 시공사인 대우자동차판매㈜와 거액의 자금을 대출해 주기로 한 금융기관 등에 폭로해 사업을 무산시키겠다는 취지의 협박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공 씨를 인근 은행으로 데려가 직접 10억 원을 인출토록 한 뒤 이 중 일부는 가족들 계좌에 송금했으며, 나머지 4억5000만 원은 현금으로 챙겨 가져갔다.
검찰은 김 씨가 스테이트월셔의 잡무를 도와주는 등 사실상 이 회사 직원으로 일하면서 민감한 내부 정보를 입수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 씨는 공 씨가 회사에 기여도가 높은 다른 직원들에게 고급 승용차 등을 상여금조로 준 반면 자신에게는 별다른 보상을 해 주지 않자 앙심을 품고 범행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공 씨는 전방위로 로비를 벌이기 위해 조성한 비자금으로 큰돈을 뿌리는 동시에, 협박범의 입을 막기 위해 10억 원이나 쓴 셈이다. 검찰은 현재까지 공 씨의 불법 자금을 받은 혐의로 정관계 인사 등 3명을 구속했으며, 이동희 안성시장과 환경부 과장 A 씨, 한나라당 정치인 등 여러 명을 수사선상에 올려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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