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총학생회장선거 ‘부정’ 얼룩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1월 27일 03시 00분


서울대, 투표함 사전개봉 논란… 도청 의혹도

성균관대-梨大선 성추행-후보자격 싸고 파행

대학 총학생회장 선거가 투표함 사전 개봉과 사전 선거운동, 성추행 의혹 등이 잇따라 벌어지면서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

서울대에서는 선거관리위원들이 봉인된 투표함 봉인을 뜯고 사전에 열어보는 등 부정 선거가 있었다는 의혹이 26일 제기됐다. 또 의혹을 제기한 쪽에서는 선관위 사무실에서 2박 3일 동안 녹음한 파일을 근거 자료로 제시해 무단 도청 논란도 일고 있다. 서울대 총학생회 선거관리위원회는 17일부터 25일까지 5개 선거본부(선본)가 참여한 가운데 총학생회 투표를 실시했고 26일 개표를 실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일부 투표함의 봉인이 뜯어진 흔적이 발견되면서 한 선본에서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다. 현 총학생회장인 선거관리위원장의 목소리로 추정되는 사람이 “38 대 25 대 22…”, “완패다 완패”라고 말하는 녹음 파일도 공개했다. 이에 대해 현 총학생회장은 “누구나 선거에 관한 예측은 하며 그런 맥락에서 나온 말일 뿐 투표함을 열어 내용물을 봤던 것은 아니다”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녹음한 선본은 선거과정에 선관위가 부정 개입하고 있다는 의혹이 들어 선관위원실에 녹음기를 설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5개 선본은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개표를 무기한 연기하고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리기로 했다. 하지만 도청한 자료는 위법의 소지가 커 부정 선거에 대한 증거 자료로 채택하지 않기로 했다. 학생처 관계자는 “서울대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은 처음일 것”이라며 “우선 사실관계를 파악해보고 징계 사안인지 판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성균관대 총학 선거에서는 출마한 2개 선본 후보 모두가 자격을 잃어 후보자 등록을 다시 받고 있다. 한 선본 후보는 성추행 의혹이 제기돼 사퇴했고, 또 다른 선본 후보는 경고 3회 누적으로 자격을 잃었다. 성대 선관위는 후보자 등록을 다시 받고 다음 달 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화여대 총학생회 선거에서는 3명의 후보가 출마했지만 한 후보가 사전선거운동 등 3회 경고 누적으로 자격을 박탈당했다. 또 다른 후보는 “공정 선거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자진 사퇴해 남은 선본 후보로만 선거를 진행하고 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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