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서민위한 무담보 소액대출 500명 돌파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1월 27일 03시 00분


신용보증재단 내달 시행 1년
연리 2% 최대 2000만원까지

정모 씨는 안정적으로 장사를 하고 싶었다. 노점상으로 4년 동안 과일과 채소를 팔며 장사 경험을 쌓았지만 단속 불안과 궂은 날 일하지 못하는 점 때문에 번듯한 점포를 갖고 싶었던 것.

하지만 노점상에게 싼 이자에 창업자금을 빌려주는 금융기관은 없었다. 고민하던 그에게 해답을 준 것은 서울시 출연기관인 서울신용보증재단의 ‘무담보 소액대출’이었다. 올해 7월 2000만 원을 담보 없이 대출받아 서울 관악구의 한 재래시장 한편에 청과물 판매점을 열 수 있었다. 그는 이 대출제도의 400번째 수혜자였다.

지난해 12월 시작된 이 대출제도는 국민기초생활수급자, 실직자, 장애인, 여성가장, 저신용등급자 등 일반 금융기관에서는 대출을 꺼리는 저소득층을 위해 마련됐다. 이자는 연 2%이고 담보가 없다는 점이 매력이다. 최대 2000만 원까지 빌릴 수 있고 1년 거치 4년 균등분할 상환하는 점도 저소득층 창업 희망자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재단은 희망자에게 돈만 빌려주는 게 아니라 컨설팅 상담과 경영지도도 함께 병행해 저소득층 주민들이 안정적인 삶을 꾸려가는 기반을 마련해 주고 있다. 정 씨도 창업교육 과정을 이수해 기본적인 홍보전략과 상품 진열 방법 등을 배워 남들보다 한발 앞선 영업 수완을 발휘하고 있다.

이 대출제도 수혜자는 1년이 채 되지 않은 지금까지 500명을 넘어섰다. 대출 금액은 91억 원에 이른다. 1976년 방글라데시에서 무하마드 유누스 박사가 그라민은행을 설립해 이 제도를 시작한 이후 미국 프랑스 등 선진국으로 확대됐고 국내에서도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와 시민단체 등이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해균 서울신용보증재단 이사장은 “창업자금 지원 금액을 확대하고 지속적인 사후 관리에도 중점을 둬 저소득층 주민들의 창업 성공률을 높여 가겠다”고 말했다.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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