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춘천시 vs 춘천고 도로확장 분쟁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1월 27일 08시 10분


市, 소양로 재정비안에 학교부지 1900㎡ 편입
춘천고 “이미 100억 시설투자… 확장案수용 불가”

강원 춘천시와 지역 명문고로 꼽히는 춘천고가 갈등을 빚고 있다. 춘천시가 추진 중인 소양로 재정비 사업안에 춘천고 일부 용지가 도로 예정지로 포함됐기 때문이다.

25일 춘천시 소양지구 재정비 사업에 따르면 춘천고와 인접한 폭 6m 도로가 23m로 확장된다. 이 때문에 1900여 m²(약 574평)의 춘천고 용지가 도로로 편입될 처지에 놓였다. 이에 대해 춘천고 측은 “절대로 수용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도로로 편입될 용지에 있는 운동부 합숙소와 테니스장, 체력 단련 시설 등을 이전할 공간이 없다는 것. 더욱이 2006∼2009년 100억 원 이상의 막대한 비용을 투자해 환경을 개선했는데 이제 와서 학교 용지와 시설을 축소하는 것은 낭비라는 주장이다. 또 도로가 확장되면 차량 통행이 증가해 면학 분위기를 해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춘천시는 대안으로 인근에 도로 편입 용지와 맞먹는 땅을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학교 측의 반응은 냉랭하다. 시가 제안한 용지가 학교 밖에 있어 생활 지도 등에 문제가 많다는 것. 춘천고 관계자는 “춘천시가 이 계획을 고집할 경우 동문회나 학부모와 연대해서라도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춘천시 관계자는 “도로를 넓히기 위해서는 춘천고 용지가 절대 필요하다”며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합의점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춘천시는 지난해 소양지구 85만6000m²(약 25만7123평)를 도시재정비촉진 대상지구로 지정했다. 시는 시의회 의견 청취, 공청회 등을 거쳐 강원도에 재정비촉진계획 승인을 요청할 계획이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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