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인도 CEO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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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4일 03시 00분


경북농민사관학교, 90여개 과정 개설 농업전문가 양성

경북농민사관학교 몽골농업개발과정에서 공부하는 농민들이 올해 7월 몽골 울란바토르에 설립된 경북몽골농업개발지원센터에서 연수를 하던 중 한자리에 모였다. 사진 제공 경북도
경북농민사관학교 몽골농업개발과정에서 공부하는 농민들이 올해 7월 몽골 울란바토르에 설립된 경북몽골농업개발지원센터에서 연수를 하던 중 한자리에 모였다. 사진 제공 경북도

“최고경영자(CEO)라는 자세로 농업을 해야 경쟁력을 키울 수 있죠.” 경북 영주에서 사과농사를 19년째 짓는 김창희 씨(57)는 30일 “농업이 이제 국제경쟁력을 키우지 않으면 소비자의 외면을 받는 상황이므로 절실한 마음으로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씨는 경북도의 ‘경북농민사관학교’에서 35학점을 인정받았다.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이 사관학교에서 최고농업경영자과정과 지역특화전문경영인과정 등을 514시간 알차게 이수했다는 증거다.

경북도는 최근 경북농민사관학교에서 2007∼2008년의 52개 과정을 이수한 농업인 1635명에게 ‘학점’을 줬다. 대학생들이 특정 과목을 공부하고 받는 학점과 같은 방식이다. 50분 수업을 15차례 받고 과제를 제출해야 1학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쉬운 일이 아니다. 올해 입학한 31개 과정 1028명은 내년 2월 학점을 받을 예정이다. 80학점 이상을 받으면 전문농업경영사를, 120학점 이상은 최고농업경영사 자격을 경북도의 조례에 따라 인정받으며 농어업인들 대상으로 강의를 하거나 농산물 판매 등에 혜택을 받는다.

경북도는 2007년 1월 경북대, 영남대, 안동대, 대구가톨릭대, 대구대, 동양대, 한동대, 구미1대, 경북과학대 등 대구와 경북지역 9개 대학과 농민사관학교 운영협약을 맺고 농업전문가 양성을 시작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농산물 개방에 대처하기 위해서였다. 과일과 채소, 시설원예, 축산, 농산물 디자인 및 포장, 전자상거래, 친환경농법, 농산물 가공, 몽골농업개발 등 농민들에게 필수적인 과정 90여 개를 개설했다. 덕분에 경북농민사관학교는 지난해 행정안전부가 주최한 ‘제5회 지방자치경영대전’에서 농정분야 대상을 받기도 했다.

사관학교 운영을 맡고 있는 경북도 김종수 FTA농축산대책과장은 “이 사관학교를 통해 경북에 농업전문 CEO를 1만5000명가량 양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구=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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