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이 3일 전격적으로 파업을 철회했다. 코레일이 단체협약을 해지했다는 이유로 지난달 26일 전면파업에 들어간 지 8일 만이다.
김기태 철도노조 위원장은 이날 오후 6시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2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코레일에 당당히 맞서는 투쟁을 준비하기 위해 잠시 현장으로 돌아간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노조원들은 4일 오전 9시부터 업무에 복귀할 예정이어서 이날 오후에는 모든 열차 운행이 완전 정상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이번 파업은 합법적이고 평화적으로 진행됐다”며 “정부와 코레일이 현재와 같은 불법을 반복한다면 3차 파업으로 맞서겠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기자회견 후 별도 질의응답 시간 없이 서둘러 1층 기자회견장을 빠져나갔다. 경찰은 체포영장이 발부된 김 위원장 등 철도노조 파업 지도부 검거를 위해 민주노총 주변에 병력을 배치했다.
철도노조의 갑작스러운 파업 철회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을 내세운 정부 압박과 좋지 않은 여론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정부는 1일 성명을 내어 “철도노조의 파업은 명백한 불법이므로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같은 날 경찰도 철도노조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또 파업 참가 노조원의 이탈이 크게 늘어난 것도 노조를 압박했다. 파업 8일째인 이날 오후 4시까지 파업장을 빠져나와 업무 복귀 의사를 밝힌 조합원은 1817명으로 전체 파업 참가자 1만1718명의 15.5%에 해당한다. 이탈자는 2일 877명, 3일은 300명이나 됐다.
철도노조는 파업을 푼 만큼 코레일이 교섭에 나설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코레일은 노조가 담화문에서 3차 파업을 준비한다고 밝힌 만큼 당분간 교섭에 나서지 않을 방침이다. 코레일은 “법과 사규에 따라 원칙대로 대응하겠다”며 노조 집행부 등 적극 가담자의 대량 해고 가능성도 시사해 왔다. 코레일은 또 노조 파업으로 인한 피해액 81억여 원을 노조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해 모두 받아낸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노조도 “정당한 파업에 불법으로 맞선 사장과 관료의 책임을 분명히 묻겠다”고 맞서 노사 간에 형사고소, 고발 등 법정 다툼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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