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물속 반구대 암각화 40년 만에 구출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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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 생활용수 운문댐-대암댐서 공급하기로
年8개월 침수 방지… 세계문화유산 등록 청신호

선사시대 바위그림인 울산 반구대 암각화(국보 제285호)를 보존하면서 울산의 식수난도 해결하는 방안이 마련됐다. 사연댐 건설로 연간 8개월 이상 침수됐던 암각화가 40여 년 만에 물에서 ‘구출’되는 셈이다.

○ 운문댐 물 공급

울산 울주군 출신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강길부 의원(한나라당)은 3일 “국토해양부 등 정부 관계자와 만나 경북 청도 운문댐에서 하루 7만 t을 울산시로 공급하고, 공업용수댐인 울산 대암댐을 생활용수댐으로 전환해 하루 5만 t을 공급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운문댐에서 울산까지 50여 km 구간은 지하 관로로 물을 끌어와 울산 대곡댐에 합류시켜 공급할 계획이다. 이 사업에는 총 1544억 원이 소요된다. 또 공업용수로 쓰고 있는 울주군 삼동면 대암댐은 663억 원을 들여 생활용수댐으로 전환한다. 이 댐에서는 하루 5만 t을 공급하기로 했다. 울산공단에 필요한 공업용수는 종전대로 낙동강에서 취수해 공급할 예정이다. 국토해양부는 그동안 울산지역 맑은 물 공급 대책으로 소규모 댐 2개 건설(3200억 원 소요)과 회야댐 재개발(1000억 원 소요), 강변 여과수 개발 등을 검토해왔다.

○ 암각화 침수 ‘끝’

울산시는 “운문댐에서 물을 공급받고 대암댐을 생활용수 전용댐으로 바꾸면 울산지역 물 부족 문제가 해결된다”며 “그렇게 되면 사연댐 수위를 60m에서 52m 이하로 낮춰 반구대 암각화 침수도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울산시는 운문댐 취수 등 관련 사업을 2013년까지 완료해 줄 것을 정부에 요구할 계획이다.

반구대 암각화는 동국대 조사단에 발견되기 6년 전인 1965년 식수와 공업용수 공급을 위해 하류에 건설된 사연댐 때문에 연간 8개월 이상 물에 잠겨 훼손되고 있다. 울산시는 암각화 보존을 위해 차수벽을 설치하거나 야산에 터널을 뚫어 물을 우회시키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문화재청은 ‘자연환경 훼손’을 이유로 반대했으며 사연댐 수위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울산시는 “사연댐 수위를 낮추면 하루 3만 t 이상 물이 부족해진다”며 반대해 장기 공방만 벌였다. 한편 침수 문제가 해결되면 문화재청이 추진하는 반구대 암각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록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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