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언어영역은 올해 치른 6, 9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모의고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쉽게 출제됐다. 비문학 지문의 길이도 전반적으로 짧았다. 하지만 언어영역 실력을 탄탄히 쌓지 않은 학생은 문제풀이가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일부 지문 내용은 전문적이고 낯선 용어가 많아 이해하기 어려웠다. 기술 제재의 경우 지문의 난도가 높은 데다 길이까지 길어 문제를 푸는 데 애를 먹은 학생이 적지 않았다. 평소 다독(多讀)을 통해 지문 이해력을 키우지 않았다면 좋은 성적을 올리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 수능을 치르는 ‘예비수험생’은 앞으로 어떻게 언어영역 실력을 키워야 할까? 우선 코앞으로 다가온 겨울방학 계획부터 철저히 세우자. 두 달간의 방학 땐 독서를 통해 어휘력과 독해력을 키우는 데 투자하는 게 좋다. 상대적으로 시간 여유가 있을 때 언어영역 고득점을 위한 ‘기초체력’을 단련하지 않으면 고3 때 성적 향상이 더딜 수 있기 때문. 예비수험생을 위한 겨울방학 독서전략을 소개한다.
○예비수험생 독서의 목적은? 작품 분석 능력 향상!
언어영역 대비를 위한 독서를 하기 전 예비수험생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사항이 있다. 바로 수능 언어영역의 특성이다. 수능 언어영역에서는 학생이 작품을 읽고 스스로 분석할 수 있는가를 평가한다. 작품에 대한 정보를 얼마나 정확히 기억하는가를 측정하는 중간·기말고사 국어시험과 차원이 다르다.
독서를 할 땐 책 내용을 빠르게 이해하고 핵심을 파악하는 능력 자체를 키우는 데 초점을 맞춘다. 중간·기말고사시험에 대비하듯이 유명한 시의 주제와 중요한 시어, 구절을 달달 암기하면 결코 수능 언어영역에서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없다. 또 수능 언어영역은 시험 범위가 따로 정해져 있지 않으므로 독서를 통해 다양한 문학작품과 비문학 제재에 대한 배경지식을 쌓아야 한다.
○작품 분석 능력, 어떻게 키울까?
작품 분석 능력을 키우기 위해선 우선 수능 언어영역 기출문제를 풀어 어떤 지문이, 어떤 의도로 출제됐는지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한다. 수능 문제 유형을 익히고, 출제자의 관점에서 독서를 하면 작품의 어떤 부분이 핵심인지, 어떤 부분은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지 판단하는 감(感)이 생긴다.
수능 언어영역엔 어떤 지문이 출제될지 예측하기 어렵다.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되는 작품이나 비문학 제재를 모두 섭렵하기엔 시간이 부족하다. 따라서 빈출 작품 또는 제재 위주로 독서를 하되 주제나 비슷한 시어가 쓰인 작품들은 서로 연결하는 등 의미 있는 학습활동을 병행하는 게 좋다. 책을 읽고 현재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문제와 연관지어 생각하는 독후활동도 언어영역을 위한 기초실력을 쌓는 데 도움이 된다.
문학작품은 고전문학, 현대시, 현대소설처럼 분야를 나눠 작품과 해설이 동시에 나와 있는 참고서 형식의 도서들을 활용한다. 먼저 작품을 읽고 의미 있는 시어, 주제에 밑줄을 치는 식으로 스스로 작품을 분석한다. 그런 다음 작품해설을 꼼꼼히 읽으면서 놓친 부분을 보완한다.
비문학 부문은 과학·기술이나 문화·예술 분야의 신문기사 및 칼럼을 읽는 게 효과적. 전문용어에 대한 해설이 나오면 따로 기록해 두어 배경지식을 쌓도록 한다. 평가원 또는 교육청 모의고사의 비문학 부문에 출제된 지문을 읽고 짧게 요약하거나 스스로 시험문제를 내보는 연습도 지문 분석능력을 키울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요약문이나 자기가 출제한 문제는 해답지 또는 시험지와 비교해보며 ‘출제의도’와 얼마나 가까운지 확인한다.
○문학·비문학 접근 방법 달라야
문학은 장르별로 분석 방법을 달리 해야 한다. 작품의 구조나 특징이 다르기 때문. 겨울방학 동안 장르별 독해법을 습득해 책을 읽을 때마다 적용하는 훈련을 하면 고3 때 처음 치르는 3월 모의고사에서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
먼저 현대시를 살펴보자. 현대시를 이해하려면 작품이 씌어진 당시 상황과 작가의 정서, 수사법을 파악한다. 특히 현대시에서는 작가가 시 내용을 파악하는 데 가장 중요한 단서가 된다. 처음 본 시를 접해 당황스러운가? 그렇다면 그 시를 쓴 시인의 대표 작품을 연상해보자. 대표 작품을 쓸 때 작가의 상황과 정서를 떠올린 뒤 그 내용을 처음 접한 시에 적용하면 작품 이해가 한결 수월해진다.
소설을 읽을 땐 우선 작품 속 갈등의 원인과 인물의 성격(상징성)을 파악한다. 이를 가장 잘 보여주는 부분은 인물 간의 ‘대화’. 주인공의 대화는 특히 눈여겨보자.
고전시가의 내용은 크게 ‘상황’과 ‘정서’ 부분으로 나뉜다. 수능 언어영역 고전시가 부분엔 ‘작품 속에 표현된 정서를 제대로 파악했는가’를 묻는 질문이 주로 출제된다. 따라서 고전시가를 읽을 땐 어디까지가 상황이고, 정서인지 정확히 파악한다. 생소한 낱말과 어구는 무조건 외우지 말고 본문 내용과 연결해 단어에 내포된 의미를 이해한다.
비문학은 언어학, 경제, 과학, 예술, 기술 등 다양한 제재를 다룬다. 비문학 지문을 읽을 땐 크게 ‘핵심주제’ ‘단락주제’ ‘전개구조’ 3가지를 파악하는 데 주력한다. 스스로 이해할 수 있는 의미단위만큼 끊어 읽으면 핵심 정보를 더욱 쉽게 파악할 수 있다.
현재 고등학교 2학년생들은 곧 수험생이 된다는 생각에 걱정과 두려움이 앞설 것이다. 하지만 언어영역을 효과적으로 대비하는 방법에 따라 겨울방학을 알차게 보낸다면 누구나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이번 방학엔 독서로 언어영역 실력을 확실히 키워보자.
:예비수험생을 위한 겨울방학 추천도서: (도서명 -출판사) 현대시 참신한 아이템(1, 2)-디딤돌 한계전의 명시 읽기-문학동네 현대시 이해와 감상(1)-문원각 현대소설 너를 읽어주마(1∼4)-즐거운 학교 꼭 읽어야 할 수능 필독서 시리즈-타임기획 고전문학의 이해와 감상(운문 편)-문원각 고전문학의 이해와 감상(산문 편 1, 2)-문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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