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초등학교 5, 6학년 학생들은 내년 새 학기부터 학교에서 디자인 수업을 받는다. 서울시는 서울시교육청과 함께 제작한 초등학교 5, 6학년용 ‘디자인 교과서’를 내년 2월 보급한다고 7일 밝혔다. 디자인 교육을 통해 학생들이 일상 속에서 더 창의적으로 발상하고 사고할 수 있도록 생활과 문화를 바꿔나가는 것이 목표다.
디자인 교과서는 △디자인의 원리와 조형 △디자인과 생활 △디자인과 경제 △디자인과 사회 △디자인과 문화 △디자인과 미래 등 총 6개 단원 23개 주제로 구성됐다. 일상에서 관찰할 수 있는 소재들을 디자인적 관점에서 설명하고 학생들이 실제 디자인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토론 학습과 현장 체험 등이 포함됐다. 특히 학생들이 디자인 관련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전체 내용의 90%를 사진과 그림으로 채웠다. 시는 교사들의 전문성도 끌어올리기 위해 내년 1월 중 5, 6학년 담임교사들을 대상으로 연수를 실시한다. 아울러 이달까지 교사용 지도서도 완성해 배포할 예정이다. 시는 시내 585개 초등학교 5, 6학년 학생과 교사 모두 받아볼 수 있도록 22만 부를 무료로 보급할 계획이다.
하지만 교과서가 실제 교육 현장에서 제대로 활용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디자인 교과서의 선택 및 활용은 의무가 아닌 학교별 자율 선택사항이다. 학교장 재량에 따라 창의재량활동시간 또는 일반 교과과목 수업 시간에 교과서를 활용하면 된다. 이 때문에 교과서를 받고도 아예 활용하지 않는 학교들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디자인 교과서의 실효성을 두고 논란도 있다. 서울 한 초등학교의 5학년 담임교사 박모 씨(28·여)는 “초등학교 저학년도 아닌 고학년 학생 전원을 대상으로 디자인을 가르치는 것이 과연 교육 효과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서울시 측은 “이미 영국 등 선진국에서는 5∼16세 학생들에게 포괄적으로 디자인 과목을 가르치고 있다”며 “디자인 교육은 그간의 주입식 교육을 대신할 수 있는 좋은 대안”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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