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지난달 26일 열린 이사회에서 ‘환경올림픽’으로 불리는 ‘세계자연보전총회(WCC)’를 제주도에서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1948년 설립된 최초의 세계적 환경조직이자 세계 최대 환경기구인 IUCN은 인터넷 홈페이지에 2012년 WCC를 한국에서 유치하기로 한 배경을 설명했다.
IUCN은 제주에 세계자연유산인 독특한 생태계를 가진 한라산, 성산일출봉, 습지가 있다는 점을 중요한 선정 이유로 들었다. WCC를 유치하기 위해 130만 도민들과 모든 국회의원이 서명하는 열의를 보이고 회의시설과 자원봉사계획도 잘 준비된 점, 비자 없이도 입국이 가능한 편리함 등도 유치 경쟁지인 멕시코 칸쿤을 이긴 주된 이유다. IUCN에 가입한 160개국 1만1000여 명의 환경 전문가들이 제주도의 천혜의 자연환경과 도민들의 유치 노력을 인정한 것이다. 행사 유치를 계기로 제주를 세계환경수도로 조성하기 위한 10개년 계획을 수립하겠다는 제주도의 발표도 반갑다.
이번 WCC를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 정부와 국민들이 힘을 모아 추진했으면 하는 사업이 하나 있다. 비무장지대(DMZ)의 생태공원화 사업이다. DMZ는 전 세계에서 가장 생태계 보전이 잘된 지역으로 세계인들도 주목하는 곳이다. DMZ를 생태공원으로 만들어 WCC 행사 때 한국을 찾는 환경 전문가들에게 보일 수 있다면 한국의 생태계 보호 노력을 널리 알릴 수 있다. WCC도 역사상 기록에 남는 성대한 행사로 치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DMZ 생태공원화 사업은 정부와 국민의 참여만으로는 이루기 어렵다. 따라서 이번 WCC 유치를 계기로 남북이 함께 생태공원 사업을 추진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하다. 다행히 북한자연보전협회가 IUCN의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이 단체를 통해 IUCN과 함께 북한에 생태공원화 사업 의사를 제안한다면 성사가 불가능한 일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2년 후의 환경올림픽에서 남북한이 공동으로 DMZ를 생태공원화한다는 선언을 하고 기념비적인 사업을 추진하는 일이 실현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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