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지역 학교급식 조리사들이 폐교 운동장에서 가꾼 배추로 김장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경북도교육청
“학생들이 뛰놀던 운동장에서 키운 배추여서 그런지 시장에서 파는 배추와는 느낌이 달랐습니다.” 이영우 경북도교육감은 최근 배추에 양념을 버무려 본 소감을 8일 이렇게 말했다. 이 교육감은 5일 경북 경주시 충효동 경주초교 급식소에서 열린 ‘사랑 나눔 텃밭 김장 담그기’에서 처음으로 김장을 해봤다.
이날 사용한 김장용 배추와 무는 경주 천북초교의 옛 북군분교 운동장에서 가꾼 것이다. 대여섯 명 남아있던 학생을 끝으로 2006년 3월 폐교된 이 분교 운동장을 경주교육청 직원들이 밭으로 개간했다. 외진 곳이어서 경주지역 폐교 30여 곳 가운데 아직 활용되지 않고 있는 3곳 가운데 하나다. 천북초교 학생 150여 명과 경주교육청 직원 60여 명은 지난해 이곳에 고구마를 심어 10kg들이 200상자가량을 수확해 저소득층 학생과 사회복지시설에 나눠주기도 했다.
올해는 1650m²(500평)의 밭에 배추를 심어 김장을 담갔다. 천북초교 학생들은 평소 2km가량 떨어진 이곳을 찾아 배추를 가꿨으며, 주말에는 경주교육청 직원들이 돌봤다. 계분을 비료로 사용해 수확량이 많았다. 경주지역 학교급식 조리사 등 80여 명은 이 배추로 10kg들이 230상자 분량의 김장김치를 담근 뒤 가정형편이 어려운 경주지역 초·중학생 162명과 사회복지시설 5곳, 경로당 16곳에 선물했다. 임종성 경주교육장은 “폐교 운동장에 채소를 심으면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둘러봐야 하므로 폐교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며 “내년에도 미활용 폐교에 채소를 심어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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