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운동장서 키운 배추에 정을 버무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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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9일 06시 30분


경주교육청 직원들 폐교활용 김장김치 담가 자원봉사

경북 경주지역 학교급식 조리사들이 폐교 운동장에서 가꾼 배추로 김장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경북도교육청
경북 경주지역 학교급식 조리사들이 폐교 운동장에서 가꾼 배추로 김장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 경북도교육청
“학생들이 뛰놀던 운동장에서 키운 배추여서 그런지 시장에서 파는 배추와는 느낌이 달랐습니다.” 이영우 경북도교육감은 최근 배추에 양념을 버무려 본 소감을 8일 이렇게 말했다. 이 교육감은 5일 경북 경주시 충효동 경주초교 급식소에서 열린 ‘사랑 나눔 텃밭 김장 담그기’에서 처음으로 김장을 해봤다.

이날 사용한 김장용 배추와 무는 경주 천북초교의 옛 북군분교 운동장에서 가꾼 것이다. 대여섯 명 남아있던 학생을 끝으로 2006년 3월 폐교된 이 분교 운동장을 경주교육청 직원들이 밭으로 개간했다. 외진 곳이어서 경주지역 폐교 30여 곳 가운데 아직 활용되지 않고 있는 3곳 가운데 하나다. 천북초교 학생 150여 명과 경주교육청 직원 60여 명은 지난해 이곳에 고구마를 심어 10kg들이 200상자가량을 수확해 저소득층 학생과 사회복지시설에 나눠주기도 했다.

올해는 1650m²(500평)의 밭에 배추를 심어 김장을 담갔다. 천북초교 학생들은 평소 2km가량 떨어진 이곳을 찾아 배추를 가꿨으며, 주말에는 경주교육청 직원들이 돌봤다. 계분을 비료로 사용해 수확량이 많았다. 경주지역 학교급식 조리사 등 80여 명은 이 배추로 10kg들이 230상자 분량의 김장김치를 담근 뒤 가정형편이 어려운 경주지역 초·중학생 162명과 사회복지시설 5곳, 경로당 16곳에 선물했다. 임종성 경주교육장은 “폐교 운동장에 채소를 심으면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둘러봐야 하므로 폐교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며 “내년에도 미활용 폐교에 채소를 심어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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