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남 사이버농업인연구회 첫선
도시민-농민 함께 참여 수확후 축제 한마당
자연속 이색체험 인기… 농가 수익모델 부상
전통 방식으로 된장을 만드는 전남 해남군 삼산면 두미원 장독대에 올 9월 말 200여 명이 모였다. 두미원에서 담근 된장으로 만든 음식을 먹고 공연도 보는 파티를 하기 위해서다. 두미원 주인 김양숙 씨(41·여), 해남지역 농민 30명과 전국 각지에서 온 도시 사람들은 3시간 동안 자연의 품안에서 이색 파티를 즐겼다.
새로운 농촌관광 모델로 ‘팜(농촌) 파티’가 떠오르고 있다. 기존 농촌체험은 농민이 준비한 체험 프로그램에 도시민이 수동적으로 참여하는 형식인데 팜 파티는 농민과 도시민이 함께 농산물을 수확해 음식을 만들고 공연을 준비하는 등 파티의 공동 주최자가 된다는 점이 다르다.
해남에서는 올 2월부터 10개월 동안 논두렁, 딸기밭, 고구마 밭 등에서 10차례 팜 파티가 열렸다. 도시에서 온 1320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마을에서 수확한 고구마나 호박 등으로 케이크를 만들어 나눠 먹었다. 친환경 농업에 쓰이는 우렁이나 메기를 잡기도 했다. 화훼 재배 농민들로 구성된 음악동아리가 파티에서 노래를 불렀고, 군청 공무원 노래패도 파티의 흥을 돋웠다. 문화해설사가 지역문화재를 설명해주는 시간도 가졌다.
해남군 사이버농업인연구회(cafe.daum.net/e-haenam)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도시민과 농민이 함께 부담 없이 즐기는 팜 파티를 마련해 사이버 공간에서 홍보하고 있다. 사이버농업인연구회 회원 23명 중 17명이 도시에서 온 귀농인인 까닭에 도시민들이 원하는 농촌체험 방식을 알고 있었다.
사이버농업인연구회는 최근 식품업체 관계자 등을 초청해 비즈니스 파티를 열고 농산물 판촉에도 나섰다. 내년 1월 공연시설인 광주 서구 광천동 유스퀘어에서 1주일 동안 도시 속 팜 파티를 이어갈 계획이다.
색다른 농촌관광 모델인 팜 파티가 성공을 거두자 전남지역 농민들의 참여도 늘고 있다. 농민 32명은 지난달 30일부터 9일까지 6일 동안 전남도 농업기술원에서 일부 비용을 부담하고 합숙을 하며 파티기술을 배우고 있다. 농민들은 ‘농촌 팜 파티 전문가 양성’ 프로그램을 통해 파티 홍보, 파티 음식을 만드는 방법, 파티 공간 꾸미기, 파티 주최자로서 필요한 자세 등을 익히고 있다. 이경임 해남군 사이버농업인연구회 사무국장(46·여)은 “팜 파티는 도시민과 농민 모두가 주최자가 되고 장소 등에 제한이 없어 더 신나게 체험을 할 수 있다”며 “팜 파티로 농가 수입이 늘고 농산물 직거래가 확대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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