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연수구 송도동 송도국제도시 남측 해역에서 진행 중인 인천신항 진입도로 및 호안축조 공사 1공구 현장에 트럭들이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인천=우정열 기자
국토해양부가 추진하는 인천신항 진입도로 및 호안(해안침식방지구조물) 축조 공사가 집행도 못할 예산을 무리하게 편성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토부는 인천신항 개발사업의 부대공사인 진입도로 및 호안축조공사(2공구) 예산으로 지난해와 올해 각각 30억700만 원과 109억8000만 원을 책정했다. 이 사업은 제3경인고속도로와 인천신항을 연결하는 진입도로(6.8km 구간) 등을 건설하는 공사다.
하지만 지난해 예산 가운데 30억 원은 인접 1공구의 공사비로 전용됐고 2공구에는 서류작업 관련 수수료 등으로 700만 원만 집행됐다. 올해 예산 109억8000만 원 가운데 영종도 준설토 투기장 호안증축 설계비(9억 원) 등 본래 용도와 관계없는 사업에 13억여 원이 전용된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90억 원이 넘는 예산이 11월 말 현재 집행되지 않고 있다.
국토부는 “설계 시공을 일괄 발주하는 ‘턴키’ 입찰방식인 데다 환경영향평가가 늦어지면서 예산 집행도 지연됐다”며 “11월 25일 착공한 만큼 연말까지는 예산 상당량을 소진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12일 인천신항 진입도로 1공구 현장에서 만난 공사 관계자는 “현재 2공구는 서류상으로만 착공된 상황이라 실제 공사는 내년 1월에나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두고 1년 11개월 동안 본래 용도로는 1000만 원도 집행 못할 사업에 130억여 원의 예산을 배정한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정부가 확장적 조기 재정지출을 강조하는 상황에서 예산 대부분이 낮잠을 자도록 방치하거나 다른 사업에 전용하면서 ‘외부 변수’ 탓만 하는 것은 문제라는 것. 예산 부족을 호소하는 더 긴요한 국가사업이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 사업에 배정된 내년도 정부 예산안이 464억3500만 원으로 322%나 증액됐다는 점이다.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입법조사관이 작성한 예산 검토 보고서는 “회계연도 내에 집행이 가능한 적정 소요예산을 반영해야 한다. 타 사업비로의 전용 등을 최소화하고 예산 배분을 효율적으로 하려면 일부를 삭감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문제의 예산은 1∼3일 열린 국토해양위 심의를 통과해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의만 남겨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예산감시 시민단체 ‘함께하는 시민행동’의 최인욱 예산감시국장은 “정부의 부실한 예산 편성과 국회의 전문성 부족이 빚어낸 결과”라며 “사업 추진상황은 면밀히 검토하지 않고 기계적으로 예산을 편성하는 관행을 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우정열 기자 passi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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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14 16:25:25
139억9천300만윈의 2년간 은행이자 누가 먹었는지 부터 밝혀라. 그리고 담당자 집에가서 애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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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14 16:25:25
139억9천300만윈의 2년간 은행이자 누가 먹었는지 부터 밝혀라. 그리고 담당자 집에가서 애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