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정부가 발표한 ‘외국어고 정원 감축’ 파장 속에서도 광주 교육계는 조용했다. 16개 시도 가운데 광주에만 외고가 없기 때문. 그러나 속으론 그다지 편하지가 않다. 특히 내년 문을 열 울산외고가 최근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공교육형 인재선발의 모범사례’로 꼽혀 유명해지자 광주 교육계의 소외감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외고 개편안이 확정된 뒤 상당수 지역 학교법인들이 다시 외고 설립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13일 광주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이번 개편안은 당초 특목고 수준인 ‘학급당 20명, 학년당 100∼120명 선’에서 크게 완화된 것이어서 수업료가 다소 인상될 여지는 있지만 사학법인으로서는 도전할 만하다는 것. 종전에 외고 전환 등을 모색했던 사립고 학교법인 2, 3곳은 추진 의사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립외고 설립을 우선적으로 추진해온 광주시교육청은 대상학교 선정 등의 절차 추진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사학법인 관계자는 “외고 설립을 바라는 지역 학부모들의 열망이 상당한 데다 지역인재 유출 방지 차원에서 설립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학교 관계자는 “외고가 학생 선발권이 입학사정관제로 바뀐 것 말고는 자율형사립고 등과 비교해 특별한 이점이 없고 입법 과정에서 대폭 수정될 개연성도 남아 있다”며 부정적 전망을 내놓았다.
민선 4대 안순일 광주시교육감은 2006년 당선 직후 “명맥이 끊길 위기에 놓인 ‘실력 광주’의 전통을 되살리기 위해 외고를 조기 설립하겠다”고 공언했으나 결국 임기 내 개교는 어려운 실정이다. 그러나 기회가 있을 때마다 “다른 지역에 비해 외고 설립이 늦은 만큼 전국 최고 수준이 되도록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