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교육 1번지,방송대]“10년 안에 세계 최고의 원격대학 만들겠다”

  • 동아닷컴
  • 입력 2009년 12월 15일 03시 00분


장시원 방송대 총장

《‘유교무류(有敎無類)’. 10일 찾은 한국방송통신대 장시원 총장(57)의 집무실 벽에는 논어(論語)의 한 구절을 담은 액자가 걸려 있었다. 장 총장은 액자를 가리키며 “논어의 이 구절처럼 가르침에는 빈부귀천에 따른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된다”면서 “방송대는 온 국민이 우리 학생이라는 생각으로 누구에게나 열린 세계 최고의 원격대학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고등교육을 원하는 모든 국민에게 일반교양뿐만 아니라 전문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1972년 설립된 국내 유일의 국립 원격대학인 방송대 장 총장에게 대학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튜터제 멘터링 등 활용
알찬 학습시스템 자랑
질적으론 아시아 최고

고교졸업 자격만 있으면
누구라도 입학 OK
한학기 35만원 학비도 저렴”

― 방송대가 낯선 국민들도 많다. 소개해 달라.

“성인들을 대상으로 해서 고등교육과 평생교육을 하는 국립 원격 종합대학이다. 학생의 70%가 26세 이상 40세 미만이다. 한창 일하는 성인들을 대상으로 해서 가르치는 대학이다. 고등학교 졸업 자격만 있으면 누구나 들어올 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학생들이 모인 학습 공동체다. 재학생 수가 18만 명으로 학생 수로 보면 세계 10대 메가 유니버시티다. 질적으로는 아시아 최고의 원격대학이라고 평가한다. 10년 안에 세계 최고의 원격대학이 되는 것이 목표다.”

― 방송대만의 특성화 전략은…

“교육의 기회를 놓쳤던 사람들이 학위를 받는 대학에서 대졸자의 ‘자기 계발’을 위한 대학으로 변화하고 있다. 신입 및 편입생 중 고졸자보다 전문대 이상 졸업자들의 비중이 높고, 매년 1만5000∼2만 명은 학사학위 소지자다. 또 원격 대학이지만 출석 수업을 병행한다. 시험 관리는 철저하게 오프라인으로 하고 있고, 이것이 지금까지 방송대가 사회적으로 신뢰받도록 하는 핵심 제도다. 출석수업과 시험 관리를 위해 전국에 13개 지역대학과 33개 시군 학습센터를 만들었다. 학습자 지원 시스템을 선진화하고 있다. 과거엔 학생들이 알아서 하도록 하는 자유 방임식이었다면 지금부터는 학교가 찾아가는 교육을 하고 있다. 핵심은 교수와 학생 중간에서 담임교사 역할을 하는 튜터제,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학교 생활 전반에 대한 조언을 하는 멘터링제, 압축 서술된 교과서를 보충해주는 워크북 등이다. 또 개인용 컴퓨터(PC)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을 위해 정보상담콜센터를 통해 원격 지원을 하고, 내년부터는 지역대학 시설을 활용해 PC 기초교육을 강화할 생각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전산원, 첨단의 고화질 강의를 제작할 수 있는 디지털미디어센터 등 부속시설도 강점이다.”

― 대학 발전을 위한 계획은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3년 전 취임 이후 대내적으로는 대학발전 핵심과제를, 내외적으로는 5대 숙원과제를 선정해 추진하고 있다. 주요 과제로는 먼저 매체 전략을 바꿨다. 3년 전 취임했을 때 라디오 강의가 60%를 차지했지만 지금은 20% 이하로 낮췄다. 지금은 교수의 강의 장면과 파워포인트 등 문자 자료가 동시에 나가는 멀티미디어 강의로 대체하고 있다. 오디오 중심에서 멀티미디어 중심으로 바꾸고 있다. 또 과제물 표절 검색 프로그램을 통해 수만 개 과제물의 표절 여부를 걸러낼 시스템을 갖췄다. 내년부터는 모자라는 대학본부 공간을 확충하는 사업이 본격화될 것이다. 교육 및 연구 인프라의 확충을 위해 전임교수 정원 확충, 대학발전기금 모금 등의 장기 과제도 추진하고 있다.”

― 방송대의 미래 비전은 어떻습니까.

“지금까지 47만 명의 졸업생을 배출했고, 매년 2만5000명씩 졸업을 하고 있어 20년 후면 동문 100만 명 시대가 된다. 온 국민이 함께하는 열린 학습 공동체다. 누구나 언제든 공부할 수 있는 인프라와 환경을 갖출 것이다. 학습매체의 다변화에 앞장서 TV와 오디오 강의뿐만 아니라 휴대전화를 강의 매체로 활용하는 모바일 러닝을 세계 최초로 시작했다. 또 세계적으로 시행되는 교육자료 개방운동에 참여하고자 준비하고 있다. 교육 소외계층에 대한 배려는 우리의 희망사항이다. 제작비용만 지원받을 수 있다면 학생들에게 등록금을 받을 필요가 없다. 국민들에게 우수한 교육 콘텐츠를 무상으로 공개하는 게 가능하다. 다른 국립대 수준으로 정부의 지원금이 늘어나면 이런 구상이 실현 가능하다. 또 남북통일을 대비해 북한 주민들에게 고등교육의 기회를 제공할 준비를 하고 있고, 한국어·한국문화학과를 개설해 다문화가정, 해외교민, 외국인들에게도 점차 문호를 넓힐 것이다.”

― 방송대의 강점과 자랑거리는 무엇입니까.

“방송대에서 공부한 학생들 중 방송대의 장점에 반해 졸업 후 다른 학과로 다시 입학하는 ‘방송대 마니아’가 증가하고 있다. 일단 입학해 보면 방송대만의 장점을 몸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대학교수, 의사 등 전문직에 종사하는 방송대 학생들도 상당히 많다. 이미 대학을 마치고 직장생활을 하는 이들도 적절한 시간 활용만으로 대학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이렇게 한 공부는 대학원 진학이나 취업, 승진 등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고 있다. 또 방송대는 전 과목 교재를 제공하고 있으며, 교재의 질이 매우 우수하다고 자부한다. 강의 콘텐츠도 뛰어난데, 다양한 학생들을 고려해 매우 쉽게 설명하면서도 학습 수준을 떨어뜨리지 않는 노하우가 방송대 교수들에게 있다. 원격 교육이지만 면대면(面對面) 교육을 병행하기 때문에 인성 교육이 가능하고, 스터디그룹과 동아리 등 학생 자치활동도 활발하다. 여기에 한 학기 학비가 35만 원 정도로 저렴하고, 학습자 지원 서비스가 어느 대학보다 선진화되고 있는 것도 방송대만의 강점이다.”


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