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난장판 송년회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2월 21일 03시 00분


“모두 씻어버리자”에 불만 털어놓다 주먹다짐
“성과급 너무 적다”에 사장과 직원 난투극도

18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 한 호프집. 오랜만에 회사 직원들이 모두 모인 송년회가 열렸다. 한잔 두잔 술이 돌자 자리는 무르익었다. “지난 한 해 다들 고생이 많았어. 오늘만큼은 불만이 있으면 편히 털어놓으라고.” 한 해를 보내는 자리에서 불만도 모두 씻어버리자며 차장 A 씨가 말을 꺼냈다. 다들 눈치만 보고 쭈뼛거리는 사이, 술이 거나하게 취한 부하직원 B 씨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불만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A 씨의 얼굴이 점점 굳어졌다. “아무리 송년회 자리라도 그렇지 아랫사람이 건방지게.” 화가 난 A 씨가 탁자에 놓인 구이용 철판으로 B 씨를 내리치면서 송년회는 싸움판이 됐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송년회 자리에서 서로 주먹다짐을 벌인 혐의로 모 식품 유통업체 직원인 A 씨와 B 씨 등을 입건했다”고 20일 밝혔다.

송년회 자리에서 성과급이 너무 적다며 투정을 부린 부하직원도 혼쭐이 났다. 19일 오후 8시 40분경 서울 강동구 길동의 한 중국집에서 가진 송년회 자리에서 술에 취한 2년차 직원 C 씨가 “성과급 10만 원은 너무 적다”며 들고 있던 유리컵을 내리쳤다. 옆에 있던 사장 D 씨가 “젊은 사람이 버릇없이 군다”며 발로 밟고 다투기 시작하면서 송년회 자리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서울 강동경찰서는 사건 발생 직후 D 씨를 폭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신민기 기자 mink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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