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와 대학선진화위원회는 연말로 예정했던 부실 사립대학 명단 발표를 내년 1월 이후로 연기했다. 퇴출 대상 부실 사립대 명단 발표가 해를 넘기게 된 것이다. 해당 대학들의 반발 때문이다.
교과부는 대학 구조조정을 올해 주요 업무 중 하나로 잡고 4월 대학선진화위원회(위원장 김태완 한국교육개발원장)를 구성해 사립대 구조조정 방안을 논의해 왔다. 교육계와 법조계, 사학 관계자 등 전문가 14명으로 구성된 위원회는 당초 ‘11월 부실 대학 리스트 최종 발표’를 목표로 했다. 학령 인구 감소에 따라 3, 4년 이내에 대학의 존립 위기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이뿐만 아니라 교육당국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2016년이면 대학 정원이 고등학교 졸업생 수보다 많아지게 된다.
교과부와 선진화위원회는 신입생 및 재학생 충원율, 중도 탈락률, 등록금 의존율 등 11개 지표에 따라 심사 대상 293개 대학 가운데 부실 사립대 후보군을 22곳으로 압축해 현장 실사를 벌였다. 실사단은 충원율을 부풀리거나, 금품을 동원해 신입생을 모집하거나, 외국 학생을 무분별하게 유치해 ‘서류상 재학생’을 양산한 대학을 10곳 정도 적발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과부는 해당 대학들의 반발에 밀려 명단 발표를 12월로 늦췄고, 다시 내년으로 연기한다는 것이다. 현장 실사를 받은 대학들은 ‘2010학년도 입시 전형이 진행되는 와중에 명단이 발표되면 학교에 타격이 너무 크다’며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구조조정 대상 대학이 특정 지역에 몰려 있다는 점, 통폐합이나 재산 정리를 위한 법률적인 뒷받침이 미흡하다는 점, 자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 등 갖가지 이유를 들어 버티는 대학도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교과부 관계자는 “사립대 구조조정을 처음으로 시도하는 작업이고 업무량이 방대하다 보니 일정이 다소 순연되는 것”이라며 “내년 1월에는 퇴출 대상 대학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대학가에서는 한 달가량의 일정 지연이 수험생들에게 예기치 않은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수시모집 진행 시기인 11월과 달리 내년 1월 이후는 2010학년도 입시가 정시모집까지 마무리된 단계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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