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제자 적성-장점 콕집어 기업에 추천”

  • 동아닷컴
  • 입력 2009년 12월 23일 03시 00분


대구대 교수 32명 학생 취업지도로 공로상 받아
대부분 업체근무 경험… “현장감 살려 학생지도


대구대 디자인학부 이해만 교수(왼쪽에서 두 번째)가 학과 디자인연구실에서 학생들과 ‘디자인과 제품’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권효 기자
대구대 디자인학부 이해만 교수(왼쪽에서 두 번째)가 학과 디자인연구실에서 학생들과 ‘디자인과 제품’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권효 기자
올해 2월 대구대 디자인학부를 졸업한 방은혜 씨(23·여)는 서울의 유명 디자인전문회사에 취업했다. 방 씨는 전국 규모 디자인공모전 입상 경력에 전공실력 등을 갖췄지만 혼자 힘으로는 좋은 기업에 취업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그는 “교수님의 추천이 없었더라면 내가 아무리 준비를 잘했어도 입사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현장에서 배우며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어 무척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이 ‘교수님’은 대구대 디자인학부 이해만 교수(50)다. 대기업의 디자인 관련 부서에서 15년을 근무하다 9년 전 대구대에 부임한 이 교수는 제자들의 취업에 아주 적극적이다. 전공과 적성에 맞춰 최대한 취업이 되도록 하는 것이 교수로서 최종 목적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기업에서 한 명이라도 직원을 채용하는 것은 너무나도 현실적인 문제여서 막연하게 생각하면 안 된다”며 교수로서 해야 할 세 가지를 꼽았다.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인맥)와 신뢰도 높은 추천서, 현장에 빨리 적응할 수 있는 학생교육이 그것이다. 그는 “디자인 관련 기업에서 지금 어떤 인력을 필요로 하는지 신경을 곤두세우고 파악하면서 어떤 학생이 적합한지를 세밀하게 분석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대는 최근 졸업생 취업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준 이 교수 등 교수 32명을 선정해 ‘취업공로상’을 줬다. ‘취업은 학생과 학교가 알아서 하는 것’이라는 태도가 아니라 교수가 학생을 끝까지 책임을 진다는 자세로 구체적인 역할을 한 경우였다. 이번에 상을 받은 교수들의 공통점 가운데 한 가지는 기업체 근무경험이 있어 현실감각이 뒷받침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덕영 교수(51·자동차 산업 기계공학부)는 현대자동차에 9년 근무하다 1997년 대구대에 부임했다. 공대는 취업이 비교적 잘되는 편이지만 문제는 졸업생 적성과 전공에 얼마나 적합한 취업이냐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학생 개개인의 성격과 재능을 매우 꼼꼼하게 분석하면서 맞춤형 취업지도를 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가령 자동차회사라고 해도 세부적으로는 여러 분야가 있으므로 채용하려는 쪽과 지원자의 요구가 일치되도록 철저히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생은 설계 분야를 원하지만 교수가 봤을 때 개발 분야가 맞는다면 왜 그런지 합당한 이유를 제시해서 취업으로 연결되도록 해야 개인이나 기업에 서로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그도 ‘신뢰도 높은 추천서’를 우선적으로 꼽았다. ‘품행이 모범적이고…’ 식의 추천서는 바로 휴지통행인 만큼 ‘이 학생은 ○○분야에 뛰어나다’ 식으로 해야 채용하는 쪽에서 눈여겨본다는 것이다. 그는 “곳곳에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한편 학생들과 틈나는 대로 마주하면서 ‘취업을 위한 관찰’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홍덕률 총장은 “취업은 해당 졸업생만의 문제로 끝나는 게 아니라 학교 경쟁력과 후배들을 위해서도 중요하다”며 “‘대구대 학생들을 잘뽑았다’는 평가가 기업에서 나오도록 모든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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