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통운 사장 때 비자금을 조성하고 한명숙 전 국무총리(65)에게 공기업 사장 자리를 부탁하면서 5만 달러를 건넨 혐의로 구속 기소된 곽영욱 전 대한통운 사장(69)이 23일 열린 공판에 건강이 좋지 않은 초췌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곽 전 사장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한양석) 심리로 열린 1차 공판에 휠체어를 타고 마스크와 안대를 착용한 채 나왔다. 진술 도중 숨을 거칠게 몰아쉬는 광경도 자주 목격됐다. 곽 전 사장은 건강상태를 묻는 변호인의 질문에 "야간에 구치소에서 10여 차례 발작을 일으켜 의료진이 방문해 혈관확장제를 투여했다"고 말했다. 변호인도 곽 전 사장의 석방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곽 전 사장은 18일 "심장 질환으로 입원 치료가 필요하다"며 구속집행정지를 신청한 바 있다.
이날 공판에서 곽 전 사장은 "내가 사려 깊지 못해 일어난 일"이라며 혐의를 일부 인정했다. 하지만 곽 전 사장의 변호인은 "횡령 사실은 인정하지만 애초에 활동비로 전달된 돈이 83억 원이고 그 중 31억 원을 빼돌렸다는 점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다투겠다. 활동비 전체 규모는 곽 전 사장이 알 수도 없고 31억 원 가운데는 본인과 부인의 자금이 섞여 있다"고 주장했다. 다음 공판은 내년 1월 7일 오전 10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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